“물가 안정, 목표 도달 했다”는 정부… 목표는 왜 2%일까?

“소비자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정부의 평가다. 물가가 잡혔다는 의미다.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54(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2.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2%대로 진입한 이후 4개월 연속 2%대를 유지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2%초입까지까지 떨어져 안정세를 보였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그렇다면, 정부는 왜 2% 물가 상승률을 목표로 삼고 있을까. 정부의 이 같은 판단은 물가안정목표제에서 출발한다. 이 제도는 중앙은행(한국은행)이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한다는 의미다.

 

이 제도는 1990년 뉴질랜드에서 처음 시행됐으며, 우리나라는 1998년 채택했다. 한은은 2016년 물가안정 목표를 종전 2.5~3.5%에서 2%로 내렸다. 경제성장률이 점차 낮아져 선진국 수준에 근접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신흥국들은 대체로 4~6% 물가 상승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 영국 호주 등 30여개국이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영하고 있고, Fed는 공식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2%에 가깝게 물가를 유지한다는 게 원칙이다. ‘2% 물가’를 목표로 잡은 것에 대해 미 중앙은행(Fed)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을 달성한다는 목표에 가장 부합하는 물가 상승률이 연가 2%”라고 설명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지나치게 낮으면 디플레이션 위험이 크다. 중앙은행이 0%대 물가를 목표로 통화정책을 펴면 자칫 물가가 하락해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 물가 상승률이 0%에 가까울 경우 금리도 낮아질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경기 침체 때 대응할 수 있는 금리인하 여지가 줄어들게 된다.

 

이 같은 판단 하에 정부는 지난달 물가상승률 2%를 바탕으로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러면서 정부는 기상이변이나 국제유가 불안 등 새로운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물가 2%대 안정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서 시민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 뉴스1

2.6%인 올해 연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낮출 가능성도 있다. 황경임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다른 변수가 없다면 (목표치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표상 물가는 안정됐지만, 가계가 체감하는 물가는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는 평가도 많다. 아직 고물가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특히 중동 정세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성이 여전히 크고, 날씨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언제든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상승률은 0%대 초반으로 낮은 수준을 보였고, 신선과실 물가상승률은 9.6%로 7월(21.3%)과 비교해 상승폭을 크게 좁혔다. 그럼에도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불안은 지속되고 있다. 배 가격은 아직도 1년 전보다 100% 이상 높고, 사과 가격 상승률도 15% 선을 넘었다. 채소인 배추 가격도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올라 있는 상태다. 정부는 과일 출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과일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