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무서워” 판매 ‘뚝’…10명 중 7명 구매 망설인다 [수민이도 걱정돼요]

수입 전기차 점유율, 13개월 만에 가장 낮아

수입 전기차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차가 1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최근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가 전기차 시장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1만3315대이며, 이 중 4118대는 수입차였다. 수입 전기차의 점유율이 30.9%인 셈이다. 8월 수입 전기차 판매량은 전달에 비해 10.2% 줄었다. 이에 따라 8월 수입 전기차 점유율은 지난해 7월(22.1%) 이후 월간 기준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전달 대비, 판매량 감소가 가장 두드러진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였다.

지난 8월 8일 인천 서구의 한 공업사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메르세데스-벤츠 관계자 등이 앞서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에 대한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벤츠의 8월 전기차 판매량은 50.4% 감소한 133대였다. 이에 따라 8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벤츠 점유율은 1%에 그쳤다. 이는 7월 점유율에 비해 1.2%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그다음으로 감소 폭이 큰 브랜드는 BMW였다. BMW는 43% 하락한 406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2.8%포인트 하락한 3%였다.

 

테슬라는 17.6% 줄어든 2208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5%포인트 하락한 16.6%였다.

 

국산 브랜드 중에서는 기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8월 전기차 판매 상위 6개 브랜드(국산·수입 포함) 가운데 전달보다 판매량이 늘어난 브랜드는 기아가 유일했다.

 

기아는 58.7% 증가한 6398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15.5%포인트 증가한 48.1%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기차를 구매한 소비자 2명 중 1명꼴로 기아차를 구매했다는 뜻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2256대의 전기차를 판매, 21% 감소한 실적을 보였다. 점유율은 6.3%포인트 줄어든 16.9%를 기록했다.

 

KG모빌리티의 전기차는 467대 등록돼 38.4% 감소했다. 점유율은 2.6%포인트 감소한 3.5%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연합뉴스

자동차 업계는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가 시장 전반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직영 중고차업체인 케이카가 전국 20~5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전기차 인식 변화’에 대해 설문조사 결과 72.6%가 전기차 구매가 망설여진다고 답했다.

 

화재 이후 전기차 구매 의향 변화에 대해 묻자 ‘여전히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9.3%에 불과했다. ‘지금 당장은 전기차를 구매 의향이 사라졌다’고 답한 이가 46.0%, ‘아예 없어졌다’고 말한 이는 9.7%였다.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는 화재 위험성(67.8%)을 꼽았다.

 

정인국 케이카 대표는 “화재 사건으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며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도래할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업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