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천국에서 만나면 우리 아들이 너무 잘했다고 할 것 같아요. '우리 엄마 최고'라고 할 것 같은데요?"
김보근(79) 씨는 '장기 기증의 날'(9일)을 사흘 앞둔 지난 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옅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2020년 12월 하나뿐인 아들 임기범 씨의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임씨는 집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뇌사 판정을 받았고, 42세의 나이에 7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한 뒤 눈을 감았다.
하지만 김씨는 손을 내미는 주변인들의 관심으로 조금씩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특히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의 뇌사 장기기증자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와 심리지원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됐다.
장기기증본부는 2013년 도너패밀리 모임을 만든 뒤 지속적으로 유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격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김씨는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지금은 너무 좋다. 모두 자식이나 가족을 보낸, 나와 같은 입장의 사람들이다 보니 얼마든지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며 이야기를 할 수 있어 마음이 포근해진다"며 "지난해에는 심리 상담도 받으면서 확실히 더 나아졌다"고 말했다.
아들의 일부가 여전히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생각도 김씨에게는 큰 힘이 된다.
그는 "가끔 우리 아들이 어딘가로 가서 누군가가 그 장기를 받고 잘살고 있겠구나 생각하면 기쁘다"며 "누가 이식을 받았든 그 사람이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나. 정말 좋고 정말 잘했다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아들의 장기를 이식받아 사시는 분들이 모두 건강하면 좋겠다"며 "몸 혹사하지 말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달라고, 그게 최고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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