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권 잠룡’ 김동연, 이재명표 25만원지원법 반기

“전 국민 지급보다 선별 지원해야”
‘野 대권 잠룡’ 金, 李와 각세우기에
“黨정책에 바람 빼나” 당내 비판론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동연(사진) 경기도지사가 최근 공개적으로 ‘이재명표’ 전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법)에 반대의 뜻을 밝혔다. ‘보편 지원’이 아닌 ‘선별 지원’이 적절하다면서다. 민주당 내에선 즉각 “자기 당 정책에 바람 빼냐”, “민주당 지자체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이재명 대표의 대항마라 불리는 ‘신3김’(김동연·김부겸·김경수) 중 한 명인 김 지사가 사실상 이 대표와 각을 세우자 파열음이 터져나오는 모양새다.

 

김 지사는 7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전국민 25만원 지원법과 관련해 “지금 상황에서 모든 국민에게 나눠주는 것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두텁고 촘촘하게 더 지원해주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그는 “확대 재정을 통해 어려운 상황에 지원금을 주는 건 동의한다”면서도 “지난번(2020년)에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줬을 때 소비와 연결되는 게 높지 않았다”고 했다.

 

김 지사는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지원할 경우 소요되는 예상 비용 13조원과 관련해 “13조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이 아니다. 13조로 할 수 있는 다른 모든 사업을 포기한 결과”라며 “재정은 가장 효율적으로 목적에 맞게 써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신정훈 민주당 의원. 뉴시스

관련 법을 심사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행안위원장인 신정훈 의원은 8일 페이스북에서 “김 지사의 발언이 참 유감”이라며 “이런 식으로 자기 당 정책에 대해 바람을 빼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구나 당 지도부에서도 ‘선별지원도 동의할 수 있다’고 통 크게 판단하는 문제에 대해 이런 식으로 말하면 민주당이 선별지원은 죽어도 안 하겠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왜 이런 발언을 하는지 참 아쉽다”고도 했다. 실제 이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회담에서 “선별 지원 합의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의원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인 김 지사를 겨냥해 “여야를 떠나 기재부 출신 정치인의 생각은 아주 비슷하다. 기재부 공무원들을 ‘모피아’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행안위원이자 서울 영등포구청장 출신인 채현일 의원도 김 지사를 향해 “보편적 복지는 그동안 민주당이 견지해온 가치다. 침체된 골목상권, 지역경제를 살리는 데 가장 앞장서야 할 민주당 단체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다. 철회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민주당과 김 지사 사이 긴장은 결국 야권 차기 대권주자 간 경쟁의 한 단면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에 ‘이재명 일극체제’가 공고한 가운데 김 지사가 이끄는 경기도가 비명(비이재명) 세력의 근거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 평가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26일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전해철 전 의원을 도정자문위원장에 위촉했다. 전해철 위원장은 위촉식 당일 기자들을 만나 “김 지사와 정치적으로 함께 하거나 후원하는 역할 아니냐는 해석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거기에 대해 저는 전혀 부정하고 싶지 않다”고 답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