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공무원 보수를 8년 만에 최대 인상률인 3% 올리기로 했지만 'MZ 공무원'의 이탈을 막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사혁신처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저연차 공무원 보수의 경우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9일 정부의 202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국가공무원 인건비는 총 46조 6000억 원이 편성됐다. 올해 44조 8000억 원보다 1조 8000억 원 늘어난 규모로, 공무원 보수 인상률 3%가 반영됐다.
이번 인상률은 2017년 3.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3%대 인상률도 8년 만에 처음이다. 2018년 2.6%, 2019년 1.5%, 2020년 2.8%, 2021년 0.9%, 2022년 1.4%, 2023년 1.7%, 2024년 2.5% 인상률을 보였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면서 저연차·하위직 공무원들의 불만이 나왔다. 공무원 임금이 최저임금 인상과 비교되고, 9급 공무원 월급은 병장 수준이라는 푸념이 나오면서 공직사회 사기저하로 이어졌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재직 기간 5년 미만의 저연차 공무원 퇴사자 수는 2019년 6663명에서 지난해 1만3321명으로 5년간 2배 이상 늘어났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경쟁률도 3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정부가 공무원 보수를 8년 만에 최대폭으로 인상한 건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한 고민의 결과로 보인다. 한국행정연구원의 '2023년 공직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5년 미만 공무원 2명 중 1명꼴인 54.6%가 이직 의향을 가지고 있었다. 이유로는 77.4%가 '낮은 보수'를 꼽았다. 보수 3% 인상은 '박봉'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인 것이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정부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측은 "공무원보수위원회(공보위)에서 청년공무원과 하위직 공무원의 열악한 임금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5급 이상과 6급 이하 임금인상율을 차등 적용하기로 했고, 노정 공동연구회를 통해 정액인상 추진을 준비하기로 한 취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인사처 공보위는 2025년도 보수를 5급 이상은 2.5%, 6급 이하는 3.3% 차등 인상하는 권고안을 낸 바 있다.
노조 측은 "저임금 구조를 바꾸지 않고 버티라고 강요하는 정부, 고물가와 고금리에 힘들어하는 청년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정부, 공무원을 그만두게 만드는 정부"라며 "청년공무원을 위한 예산편성과 공무원임금위원회법이 제정되도록 국회활동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처는 공무원들의 문제 제기에 관해 심도 있게 들여다보고 있다. 추후 2025년도 예산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저연차 공무원들의 보수 인상률을 더 높이는 '하후상박' 방식 적용을 검토 중이다.
올해 공무원 보수 인상률도 2.5%였지만 7~9급 1~5호봉 보수 인상률을 더 높게 적용한 바 있다. 구체적인 인상률은 인사처가 연말에 공무원 봉급표를 확정하게 된다.
인사처 관계자는 "저연차 공무원 보수 추가 인상은 작년에도 있었고, 올해도 검토 중"이라며 "예산 부분이기 때문에 재정당국과 협의도 해야 해서 아직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뉴스1>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