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당 와플하우스 CEO 에머, 암 투병 끝 58세로 별세

1992년 와플하우스 입사… 초고속 승진
입사 10년 만인 2002년 사장으로 발탁

미국을 대표하는 24시간 패밀리 레스토랑 와플하우스 월트 에머 최고경영자(CEO)가 58세의 비교적 이른 나이로 별세했다.

 

8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췌장암으로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해 온 에머는 이날 세 자녀 등 가족이 곁을 지키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와플하우스 이사회는 성명에서 “와플하우스 가족 전체가 고인을 몹시 그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와플하우스 본사가 있는 조지아주(州) 애틀랜타 안드레 디킨스 시장도 보도자료에서 “고인의 리더십, 헌신, 따뜻함은 와플하우스 가족은 물론 다른 여러 사람들의 삶에 감동을 줬다. 그는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는 말로 고인을 추모했다. 고인은 생전에 애틀랜타 경찰재단 이사를 맡아 지역사회에 봉사했다.

 

미국 패밀리 레스토랑 와플하우스 CEO 월트 에머(1966∼2024). 사진은 지난 2018년의 모습. AP연합뉴스

1966년 태어난 고인은 조지아 공대를 졸업하고 26세이던 1992년 와플하우스에 입사했다. 뛰어난 능력과 성실함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며 경영진에 합류한 끝에 2002년 사장이 됐다. 이후 이사회 의장과 CEO를 그의 직함에 추가했다.

 

고인은 2012∼2013년 모교인 조지아 공대 이사장을 맡아 학교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2015년에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브룩 팬케이크(35) 선수를 후원하고 나섰다. 팬케이크는 미국인들이 아침 식사로 애용하는 팬케이크(pancake)와 철자가 똑같다. 후원 계약 체결식에서 고인은 “와플하우스가 팬케이크를 홍보하기는 처음”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에 팬케이크는 “나는 항상 와플하우스의 팬이었고 솔직히 팬케이크보다는 와플을 더 좋아한다”고 화답해 화제가 되었다.

 

와플하우스는 24시간 영업을 하는 만큼 심야에 범죄자나 노숙인이 침입해 소동을 일으키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2016년 4월에는 테네시주 내슈빌에 있는 와플하우스 영업점에서 새벽에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 4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당시 매장 안에 있던 제임스 쇼라는 이름의 흑인 청년이 단신으로 총격범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총을 빼앗음으로써 더 큰 희생을 막을 수 있었다. 이에 고인은 곧장 내슈빌로 달려가 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그를 뜨겁게 포옹했다.

 

1955년 조지아주에서 창업한 와플하우스는 현재 미국 국내에만 25개주에 19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흔히 먹는 베이컨, 햄, 에그, 소시지에 와플파이를 판다. 미국에서 가장 큰 명절인 추수감사절이나 성탄절 같은 휴일에도 문을 닫지 않고 영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