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첫 메이저 챔프 양용은, 72번째 대회서 시니어 첫 우승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2승을 쌓은 양용은(52·S&B 컴퍼니)은 ‘아시아 최초’ 타이틀이 하나 있다. 바로 2009년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우승이다. 양용은은 당시 최종라운드에서 두타차로 앞서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9·미국)에게 세타차 역전승을 거둬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를 제패하는 쾌거를 이뤘다. 우즈는 지난 7월 메이저 대회 디 오픈 기자회견에서 자신에게 가장 뼈아픈 패배를 안겨 준 선수로 양용은을 꼽았을 정도로 그의 우승은 골프 역사에 길이 남는 명승부로 평가된다.

사진=AFP연합뉴스

2022년부터 만 50세 이상 선수가 출전하는 시니어 무대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뛰고 있는 양용은이 이번에는 72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앙용은은 9일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노우드 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챔피언스 어센션 채리티 클래식(총상금 210만달러) 3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5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3언더파 200타로 ‘백전노장’ 베른하르트 랑거(67·독일)와 동타를 이룬 양용은 18번 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짜릿한 버디를 낚아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31만5000달러(약 4억2000만원)를 받은 양용은은 상금랭킹 6위(142만3883달러)로 올라섰다.

 

양용은은 지난 71차례 대회에서 준우승 두 번과 3위 세 번 등 우승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특히 2022년 이 대회에서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에 한타 뒤져 2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우승으로 그동안의 아쉬움을 말끔하게 털어냈다. 양용은은 “챔피언스 투어에서 3년 만에 우승 소식을 전하게 돼서 너무 좋다”며 “계속 쉬는 주 없이 경기를 하고 있지만 올해는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리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AFP연합뉴스

양용은이 이날 연장전에서 맞붙은 랑거는 시니어 최고령 우승(65세10개월5일)과 시니어 최다승(46승) 기록을 보유한 베테랑이다.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에서 나선 양용은은 1~2번 홀 연속 버디에 이어 8번 홀(파5)에선 두 번째 샷을 홀 3m 옆에 붙인 뒤 이글을 잡아내 쉽게 우승을 차지하는 듯했다. 하지만 랑거가 이날 7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전에서 랑거의 3m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비껴간 반면 양용은은 2m 거리 버디 퍼트를 떨궈 승부를 갈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