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담배 셔틀 막혔다”…쿠팡 전자담배 액상 카테고리 종료 [뉴스+]

청소년들도 온라인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어 논란이 된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해 쿠팡이 자체적으로 규제를 시작했다.

지난 5월 9일 서울 마포구의 한 무인 전자담배 판매점에 설치된 자동판매기에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가 진열돼있다. 연합뉴스

9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2025년 1월1일부터 오픈마켓 ‘마켓플레이스’와 ‘로켓그로스’에서 전자담배 액상 카테고리 운영을 종료할 예정이다. 쿠팡은 홈페이지를 통해 “전자담배 액상 상품군은 법령상 엄격한 제한하에 온라인 판매 및 보관이 가능한 반면, 서비스 운영상 불법적인 상품의 유통 및 보관 방지를 위한 사전 검수가 어려움에 따라 해당 상품군의 통신판매중개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서비스 운영 중단일 이후부터 해당 상품군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할 예정이며 해당 상품군이 발견되는 경우 판매중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그동안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질병관리청의 청소년 건강 패널 추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9.5%가 액상형 전자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을 통해 청소년도 쉽게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지만 액상 제품의 성분 검증 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왔다.

 

천연니코틴 성분이 함유된 액상을 사용하면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없다. 하지만 합성 니코틴을 사용한 전자담배 액상은 온라인에서 판매할 수 있다. 합성 니코틴은 신규 화학물질로 지정돼 환경부의 관련 법에 따라 엄격히 규제받고 있지만 온라인에서는 편법이 성행하고 있다. 불법 업체들은 니코틴 함량을 기재하지 않는 등의 수법으로 유해성 검증을 피한다고 알려져 있다. 

쿠팡의 전자담배 액상 카테고리 운영 종료 안내문. 쿠팡 판매자사이트 캡처

지난 5월 경기 군포시 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진행한 ‘청소년의 안전한 성장을 위한 유해환경 개선 정책 토론회’에서 이경훈 수원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영국 등 유럽은 전자담배 액상 성분에 대한 엄격한 관리규정(TPD)이 있고 미국은 담배제품 시판 전 판매 허가를 받아야 하는 PMTA(시판 전 담배 제품 신청) 규정이 있다”며 “제품 출시 전 안전성을 검증하고 합격한 제품만 출시하도록 허가하는 것으로 이 규정을 준수하기가 매우 까다로워 오히려 국민건강을 더 지킬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쿠팡을 비롯한 오픈마켓의 이러한 자체 규제 조치에 대해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액상 전자담배가 이미 많이 퍼져 늦은 감은 있다”면서도 “이번 조치가 본보기가 돼서 다른 판매 사이트들도 규제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 정부가 나서서 개별 업체의 판매 홈페이지에 대해서도 과장광고 혹은 소위 속임수들이 없는지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