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청년 주거문제 해결 중요… 정책 모기지 유지할 것”

박상우 국토부장관 기자간담회

2024년 4조 넘은 신생아 특례대출
최근 주택가격 상승 원인 지적에
“정책자금으로 살 수 있는 곳 한정
집값 끌어올렸다 생각 안 해” 반박

지방엔 여전히 미분양 쌓여있어
과거정부 같은 집값 폭등 없을 것
8·8 공급대책 차질 없도록 시행

박상우(사진)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정책 모기지 목표를 건드리는 일은 가급적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택 가격 안정뿐 아니라 저출산 극복 등을 위한 청년 주거 문제 해결도 중요한 정책 과제인 만큼 약속된 정책대출 대상을 줄이지 않겠다는 뜻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를 강조하며 ‘대출 옥죄기’에 나섰으나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 모기지의 필요성은 여전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책 모기지 관련 질의에 “집값이 안 움직이는 게 유일한 (정책) 목표인 것 같지만, 사실 저출생 문제 극복이나 청년들에게 살 만한 ‘내 집’을 마련해주는 게 더 중요한 목표일 수도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정책 모기지란 정부가 정책 목적을 달성하고자 공적재원 등을 기반으로 통상 시중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제공하는 주택담보대출을 말한다.

박 장관은 “집 살 생각이 없는 분들에게 정책 모기지가 공급됐다고 해서 그것이 원인이 돼 집값을 끌어올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택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 집을 사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정책 모기지가) 도움을 드렸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최근 가계부채 증가 및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의 원인 중 하나로 정책 모기지가 언급되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시장 일각에선 정책 모기지로 저렴하게 빌린 자금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집값 상승세가 가속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대표적 정책 모기지인 신생아 특례대출의 경우 출시 6개월(올해 1월29일∼7월30일) 만에 7조2252억원 규모의 신청이 들어왔고, 실제 대출 실행 규모도 4조8777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박 장관은 “(신생아 특례대출의) 소득 요건을 (부부 합산) 2억원으로 완화하는 것은 아직 실행도 안 하고 있다”며 “정책 자금이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정책 자금으로 살 수 있는 집들의 경우 가격대별로 보면 인기 지역에 많이 있지 않아서 (아파트값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 장관은 시중금리와 정책 모기지의 금리 차가 너무 벌어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방침도 이날 함께 밝혔다.

최근 주택시장 동향에 대해선 “서울과 경기도 인기 지역의 신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올랐지만, 지방은 여전히 침체했고 미분양도 많이 쌓여 있다”며 “수도권이어도 인기 지역이 아니면 가격이 급등한 상황은 아니기에 특정 지역 신축 아파트에 쏠려 있는 현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당시의 집값 상승과 같은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조사 기준으로 3주 연속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축소된 것을 두고선 “정부 (주택 공급과 대출 규제) 발표에 따른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와 판단에 의한 것인지, 8월 여름철 비수기 영향인지 속단하기 어렵다”면서 “시장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기 때문에 움직임이 어떻게 변할지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주택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근본적 해결법은 장기적, 지속적으로 좋은 주택이 꾸준히 공급된다는 믿음을 드리고, 그것이 실제로 실행되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8·8 공급대책에서 약속한 내용을 차질 없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