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량 적은데 전력 과잉 공급돼도 문제… 발전기 정비·공공기관 태양광 발전 최소화 등으로 조절

날씨가 좋아 태양광 발전량은 많지만 전기 사용량은 연중 가장 적은 가을철에 대비해 전력 당국이 전력 관리에 나섰다. 전력 당국은 발전소 정비 일정 조정, 화력 발전소 운영 최소화 등을 시행하고, 부족하면 출력제어에도 나설 계획이다. 

 

사진=뉴스1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발전량 감축과 전기 수요 확대 등 내용을 담은 ‘2024년 가을철 전력 계통 안정화 대책’을 발표하고 이달 14일부터 11월3일까지 51일간 관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공급은 줄이고 수요는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급이 많으면 좋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전기 수요와 공급 균형이 일정 기준을 벗어나면 발전기 연쇄 고장 등으로 전력계통이 불안정해지고, 정전 발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을철 추석연휴 최저 전력수요가 38GW(기가와트)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맞춰 공급을 조절할 계획이다. 

 

우선 원자력발전소 등 주요 대형 발전기의 정비 일정을 수요가 낮은 추석 시기 등으로 몰아 공급을 줄인다. 공공·민간 석탄 발전소 운영과 공공기관의 자가용 태양광 발전 설비 운영도 최소화한다. 태양광 발전 설비와 연동된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충전 시간은 전기 공급이 많은 낮 시간대로 조정한다. 사전 약속에 따라 당국 요청 때 전기 사용을 늘리는 수요자원(DR) 제도도 활용한다.

 

전력 당국은 이런 대책에도 전기 공급 과잉이 해소되지 않으면 태양광발전소를 포함한 비중앙 발전기의 전기 생산을 정지 또는 감축시키는 출력제어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로 인한 전력 공급 변동성이 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대형발전기뿐 아니라 중소형발전기들도 전력계통 안정화에 함께 기여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검토한다.

 

또 신재생e 설비의 감시·제어장치 설치 의무화를 확대한다. 국내 누적 태양광 설비용량은 원전 약 30기에 해당하는 약 31GW까지 늘어났다. 그러나 지난 3월 기준 상업운전 중인 신재생e 설비 중 실시간 감시(1분 이내) 가능한 설비는 8%, 제어 가능한 설비는 3%에 불과해 전기공급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하나로 연결된 우리나라 전력망 특성상 계통 안정화를 위해서는 계통에 연결되어있는 모든 발전사업자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여름철 최대수요를 경신한 지 불과 한 달도 안 돼서 최저수요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도 전력수급의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대비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여 안정적으로 전력시스템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