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양현종 이후 7년 만의 토종 다승왕?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에게 달렸다

프로야구 삼성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24)은 KBO리그 데뷔시즌인 2019년 초반에만 잠깐 불펜 투수로 뛰다 곧바로 선발로 전향했다. 원태인은 경북고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부터 선발 기회를 준다는 것은 삼성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그만큼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데뷔 3년차였던 2021시즌, 팀의 기대대로 원태인은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26경기에 등판해 158.2이닝을 던지며 14승(7패)을 거두며 데뷔 첫 두 자릿수 승수에 성공했다. 다승 4위에 오른 원태인의 그해 평균자책점은 리그 5위인 3.06이었다. 삼성을 넘어 KBO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2022년과 2023년에도 각각 10승8패 3.92, 7승7패 3.24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간 원태인은 2024시즌엔 데뷔 첫 개인기록 타이틀을 따낼 기회를 잡았다. 시즌 내내 기복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인 결과 생애 첫 다승왕 등극이 눈앞이다.

 

원태인은 지난 8일 대구 NC전에서 5.2이닝 2실점 호투로 삼성의 10-2 승리를 이끌며 시즌 14승(6패)째를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NC의 카일 하트(13승)와 다승 공동 선두였던 원태인은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다승왕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게 됐다. 하트는 현재 평균자책점(2.31), 탈삼진(169개), 승률(0.867)에서 모두 1위에 올라있다. KBO리그 역대 세 번째이자 외국인 투수 최초로 투수 4관왕에 도전하는 하트를 저지해낼 유일한 대항마가 원태인의 다승왕 등극이다.

최근 기세도 좋다. 원태인은 지난달 8일 한화전에서 패전투수가 된 이후 5경기에서 4승을 쓸어담으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시즌 평균자책점 3.55도 리그 전체 6위, 토종 선발 투수 중엔 1위일 정도로 명실상부 올 시즌 최고의 토종 선발투수는 원태인이다.

 

대부분 구단들이 1,2선발을 외국인 투수로 채우고 있는 KBO리그 사정상 최근엔 토종 다승왕은 잘 나오지 않고 있다. 2017년 20승을 거두며 팀 동료 헥터 노에시와 공동 다승왕에 오른 양현종(KIA)이 마지막 토종 다승왕으로 남아있다.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 이후 2018년 세스 후랭코프(두산·18승)를 시작으로 2019년 조시 린드블럼(두산·20승), 2020년 라울 알칸타라(두산·20승), 2021년 데이비드 뷰캐넌(삼성·16승), 에릭 요키시(키움·16승), 2022년 케이시 켈리(LG·16승), 2023년 에릭 페디(NC·20승)까지 6년 동안 외국인 투수들이 모두 다승왕에 오른 바 있다.

이번에 원태인이 다승왕에 오른다면 삼성 소속으론 뷰캐넌 이후 3년 만이자 토종 투수로 좁히면 2013년의 배영수(현 SSG 코치·14승) 이후 11년 만에 다승왕에 오른 투수가 된다.

 

10일 경기가 없는 삼성은 올 시즌에 1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등판 간격을 따져보면 원태인은 두 차례에서 세 차례 정도 선발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승 정도를만 추가한다면 하트의 추격을 뿌리치고 단독으로 다승왕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