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 저명 이슬람학자 스위스서 2심 유죄

성폭행 혐의를 받는 저명한 이슬람학자가 스위스에서 진행된 항소심에서 1심과 다르게 유죄 판결을 받았다.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항소법원에 따르면 이슬람학자인 타리크 라마단(62) 전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가 이날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징역 3년 가운데 2년은 집행유예 조건이 달렸고 1년은 실형으로 복역해야 한다. 아직 최종심 판단이 남아 형이 집행되지는 않는다.

지난 5월 스위스 법정에 출두할 당시의 타리크 라마단 교수. AFP 연합뉴스

항소심 판결은 지난해 5월 내려진 1심 무죄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증언과 의료 기록, 민간 전문가의 의견 등은 고소인의 주장과 일치한다"고 유죄 판단 사유를 설명했다.

라마단 교수는 2008년 10월 제네바의 한 호텔에서 4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1심 때는 라마단 교수가 피해자와 친분 등에 비춰 강제로 성관계를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나왔지만 항소심에서는 강압과 폭력을 동원한 성행위가 있었다는 취지의 판단이 내려졌다.

타리크 교수는 변호인을 통해 즉각 상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집트계 스위스 국적자인 라마단 교수는 유명한 이슬람 종교학자이자 철학자다.

영국 외무부의 '종교의 자유' 자문그룹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고 아랍권의 이슬람주의 조직 무슬림형제단을 창설한 하산 알반나의 외손자이기도 하다. 서방 무슬림 사회에 영향력이 큰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프랑스에서도 성폭행 혐의로 소송에 휩싸여 있다.

2009년부터 2016년 사이 여성 3명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가 이어졌다. 이 사건들을 기소할 수 있는지를 놓고 라마단 교수 측과 검찰 간 소송이 파리에서 진행 중이다.

그는 성범죄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이후인 2017년 옥스퍼드대 강단에서 물러났지만 모로코와 카타르의 대학에서 방문 교수로 재직해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