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책방서 “이재명 왔어?” 묻더니 女직원 8분간 폭행…20대男 구속

평산책방 측 “피해자, 팔·갈비·척추 골절…진상 규명 촉구”
지난해 5월 경남 양산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함께 기념 촬영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문재인 전 대통령.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에서 운영하는 평산책방에서 여성 직원을 무차별 폭행한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경남 양산경찰서는 10일 상해 등의 혐의를 받는 20대 A씨에 대해 울산지법이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일 오후 6시50분쯤 양산시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책방 40대 직원 B씨를 수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영업시간이 끝난 평산책방에서 서성거리던 A씨는 영업 종료를 안내하던 B씨에게 “이재명 대표는 왔다 갔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기 전에는 가지 않겠다”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A씨는 보수단체나 정당과는 관계없는 사람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지난 8일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평산책방 측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재단법인 평산책방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사회 명의의 성명을 내고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전직 대통령 경호구역 안에서 태연히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책방 윗마당에서 시작된 폭력은 아래 마당, 대문 밖, 마을 안길, 길가 주택의 벽, 심지어 길 아래 밭으로까지 이어졌다. 두 차례나 직원을 길 밑으로 굴러 떨어트리고 발로 밟아댔다”며 “8분간 끔찍한 폭행이 자행됐다”고 전했다.

 

피해 직원은 왼쪽 팔이 부러지고 갈비뼈와 척추뼈가 골절된 상태로, 골절된 팔은 절개 후 철심을 박아야 하는 상황이지만 부기가 너무 심해 수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산책방 측은 설명했다.

 

평산책방은 “난데없는 피습을 당한 직원이 책방의 사무를 총괄하는 책임자이자 아이의 엄마이기에 우리는 더욱 심각하게 이 사건을 바라보고 있다”며 “공권력이 키워낸 증오와 적대심의 구조가 무분별한 개인의 증오 폭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개탄과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이 기회에 문 전 대통령을 향해 날아오는 모든 부당한 정치적 음모와 음해를 멈출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경찰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직 대통령의 경호가 이뤄지는 구역 내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으로 국민적 충격이 더욱 크다”며 “괴한의 목적이 문 전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애초 폭력의 대상이 문 전 대통령은 아니었는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