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에 죽지 않아야 할 이들 죽었다”… 지역 응급실 경증환자 사망 39.6% 증가

응급실 사망률 = ‘사망자/응급실 내원자’
복지부, “사망자 큰 변화없고 내원자 줄어”

전공의 이탈로 촉발된 의료대란 기간에 지역 응급실을 찾은 경증환자 사망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로부터 제출받은 ‘응급의료기관 종별 중증도 분류 결과별 응급실 진료결과’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응급실을 찾은 환자 십만명당 사망자수는 662.5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583.7명)에 비해 1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이에 대해 “응급실 사망률은 전체 응급실 내원환자수 중 사망자 수로 산출한다”며 “올해 응급실 내원환자 중 사망자수는 거의 변동이 없음에도 사망률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중등도 및 경증·비응급 환자의 응급실 이용 감소로 모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이를 중증도 별로 살펴본 결과, 응급실 내원 환자 중 중증환자(레벨 1·2단계)의 십만명당 사망자수는 2023년 8523명에서 2024년 8315.6명으로 2.4% 감소한 반면, 중증도가 낮은 환자(레벨 4·5단계)의 십만명당 사망자수는 2023년 22.2명에서 2024년 25.7명으로 16.0% 증가했다.

 

중증도 분류상 ‘기타 및 미상’인 응급실 내원환자들의 십만명당 사망자수 또한 같은 기간에 31.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급실 내원환자들의 십만명당 사망자수가 증가한 레벨 4·5의 환자들을 응급의료기관 종별로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이 많이 찾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십만명당 사망자수는 2023년 21.1명에서 2024년 11.1명으로 47.5% 감소한 반면, 지역응급의료기관의 십만명당 사망자수는 2023년 22.5명에서 2024년 31.4명으로 39.6% 증가했다.

 

중증도 분류 ‘기타 및 미상’ 환자들의 경우 올해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은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제외하고 지역응급의료센터(+386.7%)와 지역응급의료기관(+31.2%) 모두에서 작년에 비해 십만명당 사망자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민 의원은 “작은병원 응급실에서의 경증환자의 사망자수가 작년에 비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정부는 경증환자들에게 대형병원 응급실에 가면 환자본인부담금을 90%까지 늘리겠다고 국민들을 겁박하고 있다. 돈 없으면 죽으라는 것인가”라며 “보건복지부는 응급실 본인 부담금을 올리는 엉터리 대책이 아니라 작년에 비해 왜 응급실에서 사망자수가 증가하고 있는지를 철저히 분석해 근본적인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