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치매 환자 손자 행세를 하며 1억 4100만 원을 빼돌린 20대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됐다.
10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5단독(부장판사 류봉근)은 컴퓨터 등 이용 사기로 구속 기소된 A(26) 씨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우연히 알고 지내던 치매 중증 환자 B 씨의 돈을 가로채기로 마음먹고 지난 1월 5일 B 씨와 함께 천안 직산읍사무소를 방문해 손자인 척 신분증을 발급받았다.
이후 인근 농협에서 B 씨의 모바일 OTP(일회용 비밀번호)을 발급받은 뒤, B 씨의 휴대전화에 은행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B 씨에게 ‘전화기 좀 빌려쓰겠다’며 휴대전화를 가져간 A 씨는 은행 어플리케이션에 접속해 250만 원을 처음 이체한 뒤, 28번에 걸쳐 총 1억 4100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인적 신뢰 관계를 형성한 후 피해자의 상태를 악용해 장기간에 걸쳐 거액의 이득을 얻었다”며 “액수가 상당히 크고 범행이 상당히 치밀하고 구체적인 등 죄질이 매우 좋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또 “아직까지 피해자와 합의하지도 못했고 피해자 측에서 엄벌을 원하고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과거 벌금형으로 1회 처벌받은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