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공영방송 NHK의 라디오 방송 도중 중국, 일본이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제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중국 영토”라고 발언한 중국인의 행동을 둘러싼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해당 발언을 한 중국인 스태프라고 밝힌 남성이 중국 SNS 웨이보에 올린 글이 중국 현지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웨이보 게시물 중에는 “일본 미디어는 나의 22초를 ‘애국유량’(愛國流量)의 문제로 축소하고 있다”는 내용이 있다. ‘유량’은 페이지뷰를 말하는 중국어로 반일감정에 기대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자극해 SNS 페이지뷰를 올리려 했다는 의미다.
문제가 된 사건은 지난달 19일 NHK의 라디오 방송 중 발생했다. 2002년부터 뉴스를 중국어로 번역하는 업무를 맡아온 중국 국적의 외부 남성 직원이 야스쿠니신사에서의 중국인 낙서 문제를 다룬 뉴스를 전하던 중 센카쿠제도를 “중국 영토”라고 하고, 영어로 “난징대학살(1937년 12월 일본군이 당시 중국 수도 난징에서 자행한 대학살)을 잊지 말라”고 22초간 대본에 없던 발언을 했다.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인 가운데 중국 어선, 경비정 등이 일본이 주장하는 영해에 침입하는 일이 잇달으는 센카쿠제도를 두고 공영방송인 NHK에서 이런 발언을 해 일본에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아사히에 따르면 문제의 발언이 나온 이틀 뒤 개설된 웨이보는 팔로워수가 6만 명을 넘었고 40건에 달하는 게시물의 상당수는 일본을 “역사수정주의”라고 비판하고 있다. 일본의 역사수정주의는 일제의 침략을 부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독일의 공공미디어에서 유대인 아나운서가 ‘아우슈비츠를 잊지 말라’고 한다고 해서 국가의 적으로 비난을 받는가. 정의를 위해 발언하는 사람을 (일본이) 억압할 수는 없다”는 글도 있다. 아사히는 “SNS상에서 ‘댜오위다오와 중국의 것‘, ‘(중국의) 국영중앙TV가 자리를 주어야 한다’는 등 남성을 옹호하는 글이 많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NHK 경영진이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방송의 탈취라고 할 수 있는 사태로 방송법에 정해진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담당 임원은 이날 자로 사임했다. 관련된 직원에게 감봉 처분도 내렸다. 요미우리신문은 “NHK는 국제방송업무 수행을 방해하고, 신뢰를 현저하게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해당 남성에 대해 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