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전공의들, 이제 환자 곁으로 돌아와라

전공의 사직이 7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20∼46% 의사들이 갑자기 떠난 상급종합병원들이 지금까지 버티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선배 의사들은 중증 환자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이 크기 때문에 떠나지 못하는 것이다.

전공의 단체 사직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정부의 갑작스러운 2000명 의대증원 발표이지만 20년 이상 의대증원을 반대하면서도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하지 못한 의료계의 책임도 크다. 전공의들에게 아무리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해도 의사 부족으로 환자들이 응급 치료와 수술을 받지 못하여 쓰러지고 있는데 계속 병원을 떠나 있는 것이 옳은지, 본인의 가족이 응급실 파행으로 피해를 입어도 복귀하지 않을지 생각해보자.

홍승봉 대한뇌전증센터학회 회장

이제는 전공의 각자가 판단하고 행동해야 한다. 스스로 생각할 때 병원에 복귀하여 중증 응급 환자들을 구하는 것이 의사의 도리라고 생각하면 주변 눈치를 보지 말고 과감하게 병원으로 돌아와라.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하여 전공의가 복귀한 것을 욕하거나 비난하는 것은 비정하고 잘못된 행동이다.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용감한 행동마저 비난을 받는다면 이 사회는 더 이상 존속할 수 없다. 지구상에는 경제 수준이 너무 낮아 의사가 없거나 부족해서 조기사망률이 높고, 평균 수명이 40∼50세가 안 되는 나라들도 있다. 중증, 응급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더 가치 있는 일이 이 세상에 있을지 전공의 각자 생각해 보기 바란다. 눈앞에서 환자들이 쓰러지고 죽어 가는데 단체 행동에서 나 혼자만 빠지기 어렵다는 말을 할 수 있나. 그 환자가 내 부모, 형제라고 생각해 보라. 의료비상사태를 가장 빠르게 해결할 방법은 전공의들의 복귀이다.



국민은 전공의들이 겪는 열악한 수련 환경의 어려움과 큰 힘을 충분히 인식했다. 이제는 가장 큰 힘이 있는 전공의들이 환자 치료의 큰 책임을 이행할 때이다. 국민들은 의사는 아픈 사람을 살리는 선생님으로 믿고 의지해왔다. 전공의들이 계속 복귀하지 않는다면 중증 응급 환자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외국에 긴급 의사 원조를 구할 수밖에 없다.

다음은 한국의 의료사태를 우려하는 인도의 사랏 찬드라(Sarat Chandra) 신경외과 교수의 이메일 답장이다. 전공의 각자 읽어보고 숙고하면 좋겠다. 60세가 넘은 노교수들도 매일 밤 10시 이후에 귀가하고 주말까지 일하고 있다. 중증 환자들의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쓰러질 때까지 일할 각오이다. 전공의도 각자의 양심에 따라서 행동하기 바란다. 역사는 누가 아픈 환자들의 생명을 구했는지 기록할 것이다.

We do have enough doctors to cover the emergency room.(우리는 응급실에 충분한 수의 의사가 있습니다.)

If you need any doctors for Korea, please let me know.(한국에서 어떤 전문과 의사든지 필요하시면 저에게 알려주세요.)

I will try to put it up on the general noticeboard.(제가 모집 공고를 의사게시판에 올리겠습니다.)

Please provide the email and the number of contact along with the salary provided.(담당자의 이메일과 연락처 및 급여를 알려주세요.)

Kind regards(감사합니다.)

Dr. P Sarat Chandra
Professor 교수
Department of Neurosurgery 신경외과
New Delhi, India 인도 뉴델리

 

홍승봉 대한뇌전증센터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