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암 연구자가 37년간 사용하던 삼성전자 전자레인지를 다시 삼성에 기증한 사연이 알려졌다.
11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따르면 김규원 서울대 약학과 명예교수는 최근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SIM)에 1986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원 시절 구입해 사용해온 삼성전자 전자레인지를 전달했다.
김 교수는 2005년 삼성호암재단에서 수여하는 호암상(의학분야)을 받은 항암 연구의 권위자다.
2006년 비강암 발병 이후 오랜 기간 투병생활을 하면서도 ‘미생물: 모든 것을 연결하는 지구의 주인’이라는 책을 집필했다.
김 교수가 기증한 전자레인지는 삼성전자의 클래식 컬렉션 제품으로, 1986년에 수출형으로 만들어진 MW5500 모델이다.
우드 캐비닛 디자인으로 미국 시장에서 선호하던 버튼식 작동 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사각 트레이(플랫 베드 타입)를 사용해 넓은 면적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 교수는 1986년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대 연구원으로 활동하던 당시 마트에서 우연히 삼성 제품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전자레인지를 구매했다.
당시에는 미국 가전제품이 대부분 일제나 미국 제품이었던 시절이다.
김 교수는 “삼성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한국의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느꼈다”며 “바쁜 나와 몸이 아픈 아내에게 전자레인지는 식사를 책임져주는 든든한 지원군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37년 동안 아무런 고장 없이 잘 썼다”며 “(전자레인지) 안의 전구도 한 번도 안 갈 정도로 고장이 없는 걸 보고 아내와 ‘이건 정말 참 잘 만든 거다. 이 제품을 그 당시에 세계 최고의 품질을 가진 명품으로 만들었구나’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와 아내는 당초 구입 40주년이 되는 때 전자레인지를 기증하려고 했다. 하지만 2022년 말 아내가 세상을 떠나면서 예정보다 일찍 기증하게 됐다고 한다.
김 교수는 전자레인지 외에 TV, 냉장고, 휴대폰 등 다양한 삼성 제품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점차 고령화되는 사회에 대비해 노인들이 사용하기 편리한 제품을 개발해야 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삼성전자는 미래의 희망을 만듭니다’ 같은 슬로건을 내세워 젊은 세대에도 희망을 줬으면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