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세무대리’ 혐의 벗은 삼쩜삼… ‘제2의 로톡 사태’ 일단락되나

3년 넘게 공방 벌인 세무 플랫폼 '삼쩜삼'
서울고검, 불기소처분 유지… 적법 재확인
스타트업 대 전문직군 간 영역 싸움 지속

한국세무사회가 세무 애플리케이션(앱) ‘삼쩜삼’에 대해 제기한 고발이 이번에도 불기소 처분 결정을 받았다. 세무사회와 삼쩜삼은 무자격 세무대리 활동 여부를 두고 3년 넘게 공방을 벌이고 있다.

사진=삼쩜삼 홈페이지 캡처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는 한국세무사회가 제기한 세무사법 위반 고발 사건 항고에 대해 서울고등검찰청이 지난 6일 항고를 기각하고 불기소 처분을 유지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 항고는 고소인 또는 고발인이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검찰조직 내부의 상급기관에 그 시정을 구하는 제도다.

 

이로써 2021년 3월 세무사회의 경찰 고발로 시작된 공방이 42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앞서 세무사회와 한국세무사고시회는 2021년 삼쩜삼이 세무대리 자격 없이 세금 신고를 한다며 경찰에 고발했으나 경찰은 이듬해 8월 무자격 세무대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했다.

 

경찰 결정에 반발한 세무사회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결론은 같았다. 세무사회는 서울중앙지검의 불기소 결정(무혐의) 직후인 작년 11월 다시 서울고검의 문을 두드렸으나 이번에도 불기소 처분이 유지됐다.

 

혁신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 신규 플랫폼과 기존 산업군의 갈등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 세무사회는 지난 5월 허위·과장 광고 등 법률위반 행위를 이유로 삼쩜삼 운영사인 자비스앤빌런즈를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고발했다. 삼쩜삼이 환급 대상자가 아님에도 허위 환급액을 제시해 소비자들을 현혹한다는 주장이다.

 

세무사회는 이 과정에서 수입누락을 통한 부정환급신고 등 탈세 행위까지 조장하고 있다며 관련 내용이 담긴 탈세 제보서를 두 차례에 걸쳐 국세청에 제출했다. 삼쩜삼은 프로그램 세무대리 자체가 법에 저촉된다는 세무사회의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반응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삼쩜삼측은 최근 세무사회를 향한 반격을 시작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자사 코스닥 상장을 방해했다며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 상장 심사 과정에서 전문가회의에 참석했던 A 교수에 대해 업무방해와 영업비밀누설 혐의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자비스앤빌런즈는 서울지방세무사회와 거래소 심사 관계자인 A 교수가 삼쩜삼 서비스 관련 부정적 의견서를 작성해 상장위원회 위원들과 접촉하고, 일부 국세청 직원의 의견을 자의적으로 수렴해 왜곡된 정보를 한국거래소에 전달하는 등 심사 과정에 직간접 개입한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전문직 플랫폼 스타트업과 직역 단체 간 분쟁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이미 로톡(법률), 강남언니(의료) 등이 기존 사업자들과 심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은 소속 변호사에 대해 법률서비스 플랫폼인 로톡 이용을 금지하고 이를 어긴 변호사 123명에 대해 징계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법무부는 변협이 내린 징계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