禹의장, 추석 後 ‘19일’ 표결 제안에… 與도 野도 불만

野 ‘김건희·채상병 특검법’ 강행

禹 “여·야·의·정 협의 악영향 우려”
추경호 “합의대로 본회의 26일에”
정청래 “이 같은 전례 없어… 경악”

채상병 특검 ‘3자 추천안’도 갈등
대법원장 추천 후보 野 비토 가능
“19일로 미룰 것을 왜 내일은 안 되는 거냐, 되묻고 싶다.”(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국회의장이 계신 자리에서 안건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일정은 26일로 양당 간에 합의했는데, 19일 본회의 일정을 추가로 잡아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우원식 국회의장이 11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의장단 주최 국회 상임위원장 및 상설특별위원장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11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특검법 등을 추석연휴 지나 19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제안하자 여야 모두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이날 법사위에서 이들 법안을 강행 처리한 민주당은 12일 본회의에 상정해야 한다고, 국민의힘은 우 의장이 제안한 19일 본회의가 애초에 합의된 바 없는 일정이라고 반발한 것이다.

국민의힘 추 원내대표는 우 의장 기자회견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일단 민주당에서 강행 처리를 요구한 12일에 법안을 처리하지 않기로 의사결정하신 건 다행스럽다”라면서도 “갑자기 또 19일 (본회의) 일정을 추가해서 협의토록 한 건 유감스럽다”고 불만을 표했다. 민주당 소속 정 위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제가 국회 일을 하면서 안건조정위원회까지 시급하게 마친 법안을 의장이 상정하지 않겠다는 사례는 처음 본다. 매우 당황스럽고 경악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에서 강행 처리한 김건희 특검법에 수사대상으로 포함된 4·10 총선 개입 의혹 관련 공직선거법 공소시효가 선거일로부터 6개월인 점을 들어 12일 본회의 처리가 불가피하단 입장이었다.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특검법(김건희 특검법)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 직전 퇴장했다. 연합뉴스

우 의장이 야당의 12일 본회의 상정 요구를 거부한 건, 김건희 특검법 등을 표결 처리할 경우 여야 대치가 불가피하고 최근 시동을 건 여·야·의·정 협의체 가동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는 이와 관련해 “지금으로서는 국민이 처한 비상상황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협의체 가동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우 의장 결정에 대해 “환영하고 공감한다.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편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은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고 민주당·비교섭단체 야당이 2명을 골라 그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대법원장 추천 인사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도 법안에 포함됐다. 이는 국민의힘 한 대표가 전당대회 중 제안한 ‘대법원장 등 제3자 추천안’을 일부 반영해 민주당이 새로 발의한 법안이다.

이와 함께 지역화폐법도 야당 단독 표결로 법사위를 통과됐다. 이는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지역사랑상품권 발행·판매·환전 등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국민의힘은 지역화폐법에 대해 “전 국민에게 ‘무제한 현금 살포’하는 법안”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