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추모공원 화장로 4기 증설… 비용·시간 절감한 吳의 선견 [오늘, 특별시]

설계·시공 동시 진행 등 패스트트랙
15일 착공 2025년 7월 완공이 목표
완성 땐 하루 최대 198건 화장 가능
추모공원 내 예비 부지 활용해 늘려
“오세훈 시장, 2008년 공간 남겨 둬”
서울시민 92%가 “화장장 증설 필요”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급증하는 화장(火葬) 수요에 대비해 서울시가 서울추모공원 내 화장로를 4기 증설한다. 15일 착공해 내년 7월부터 가동하는 게 목표다. 오세훈 서울시장 1기 때인 2008년 서울추모공원을 설계할 당시 미리 화장로 증설에 대비해 확보해 둔 공간을 활용해 증설하는 것이라 시간과 비용을 큰 폭으로 절감할 수 있었다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 추모공원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화장로 증설은 설계와 시공을 동시 진행하고 설계 용역이 완료되기 전 조기 발주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을 적용, 최대한 빠르게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완공 시점을 계획보다 5개월 앞당겼다고 시는 덧붙였다. 증설을 마치는 내년 7월부터 서울추모공원 화장로는 현재 11기에서 15기로, 유족대기실은 10실에서 14실로, 주차면은 128대에서 178대로 각각 확대된다.

 

시는 시민과 유족의 불편을 최소화하고자 소음이 큰 철거·해체, 이설, 용접 등 작업을 화장이 종료된 오후 7시 이후 진행하고, 공사 기간에도 현재 가동하는 화장로 11기를 중단 없이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시민들이 안심하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화장시설의 환경오염이나 유해성 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증설 전후 오염물질을 철저히 측정하고, 그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이번 화장로 증설이 오 시장의 과거 재임 시절 선견지명 덕분이란 말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2008년 서울 서초구 원지동에 서울추모공원을 설계하면서 오 시장 지시로 추후 화장로 증설에 대비한 공간을 확보해뒀다”며 “추모공원 건립 당시엔 화장로 1기를 만드는 데 224억원이 소요됐으나 이번엔 건물 건립과 부지 매입·조성비 등이 제외돼 1기당 18억원으로 12분의 1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화장 수요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시가 ㈜아시아리서치앤컨설팅에 의뢰해 지난달 5~12일 서울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 결과 ‘서울시에 화장장 증설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91.6%(‘매우 필요하다’ 36.9%, ‘필요하다’ 54.7%)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화장로 증설 방법으로는 ‘기존 화장장 유휴공간에 화장로 추가 설치’라는 답이 52.0%로 가장 많았다. ‘어떤 방식이든 상관 없음’이란 답변이 24.5%로 뒤를 이었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구간에 ±3.1%포인트다.

증설되는 화장로 4기가 가동되는 내년 7월부터는 서울추모공원과 서울시립승화원에서 일 최대 198건까지 화장할 수 있다. 2026년 12월 시립승화원의 구형 화장로 23기가 모두 신형으로 교체된 뒤엔 하루 최대 화장 가능 건수가 217건으로 는다. 통계청은 서울의 사망자 수가 올해 5만9000명에서 2040년 8만8912명으로 약 49%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일 화장 수요도 올해 152건에서 2040년 227건까지 급증한다고 내다봤다. 시는 올해 1월부터는 화장 운영시간도 2시간 연장했다. 현재 하루 평균 172건을 화장하고 있다.

 

정상훈 시 복지실장은 “화장로 증설은 시민과 유족의 편의뿐만 아니라 미래 화장 수요 증가에 대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며 “유족들이 화장장을 찾아 먼 거리를 이동하는 등 불편이나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화장시설을 빠르게 확충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