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가 북한 노동자 500명이 새로 중국에 파견됐다고 보도했다. 노동자 파견 문제로 갈등하던 북·중 대립이 일단락된 것으로 추정된다.
RFA는 11일(현지시간) 중국 조선족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8일에서 29일 사이 훈춘으로 북한 노동자 500명이 파견됐다“고 보도했다. 또 “이들은 이틀에 걸쳐 훈춘 세관을 통해 대형 버스로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 북한 노동자들이 새로 파견된 것이 사실이라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중국의 신규 위반사항이 확인되는 것이다.
2017년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결의 2397호에 따라 북한의 외화벌이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중국은 재중 북한 노동자를 2019년까지 북한으로 돌려보내야 했지만 송환하지 않고 있었다. 특히 2019년 코로나19 발생으로 북·중 국경까지 봉쇄되면서 송환이 어려워지기까지 했다. 세계적으로 팬데믹이 종료되고 북한도 국경을 부분적으로 열기 시작하면서 이상조짐이 보였다. 재중 북한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보내달라는 등의 이유로 폭동을 일으킨 것이다. 코로나19국경봉쇄로 장기간 중국에 머물며 쌓인 북한 노동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와중에, 북·중 간 새로운 노동자 파견 문제를 둘러싼 대립이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북·중 접경에 소식통을 두고 있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 의무를 의식해 기존 북한 노동자들이 돌아가면 새로운 북한 노동자를 더이상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기존 노동자들을 입국하는 만큼 교체 인력을 보내 외화벌이 창구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으로 대립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중국이 새 노동자를 받겠다고 약속할 때까지 기존 노동자 송환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서 기존 노동자들이 계속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면서 쌓이 불만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RFA보도대로 새로운 북한 노동자가 입국했다면, 북·중간 노동자 파견 문제가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리됐다는 의미일 수 있다.
RFA는 이 소식통이 “파견 노동자 중 150명은 훈춘시의 퉁하이루와 신원로에 위치한 의류공업단지의 한 복장 회사(의류제조업체)에 고용됐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또 “이번을 시작으로 북한이 노동자를 대대적으로 파견할 것”이라고 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2022년 말부터 2023년 말까지 1년 동안 수차례에 걸쳐 근 3천 명 이상의 북한 노동자들을 송환했다”면서 “대부분의 노동자는 병으로 노동을 할 수 없거나 오랜 감금 생활로 정신질환을 보이는 등 송환이 불가피한 대상이었다”고 RFA에 밝혔다.
또 “중국에서의 집단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킨 대상 역시 송환했다”면서 “더는 당 자금을 벌어 바칠 수 없는 노동자들은 철수시키고 8월 말부터 새로운 노동력을 중국에 파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북한 노동자들이 길림성의 일부 회사에 파견되었지만 점차 중국 전역에 파견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에서는 공장 내부에서 숙식하고 일하며 무한정 생산력을 높일 수 있는 젊은 노동자들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