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동반자 고독, 그 필요성에 대한 담론

고독에 관하여/ 요한 G 치머만/ 이민정 옮김/ 중앙books/ 1만8000원

 

지난해부터 국내에 ‘쇼펜하우어 열풍’이 불면서 의미 없는 ‘함께’보다는 혼자만의 시간을 선택하라는 ‘고독 담론’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쇼펜하우어를 60년 앞선 고독 담론의 선구자가 있다. ‘철학자들의 철학자’로 불렸던 스위스 출신의 의사 요한 게오르크 치머만이다. 치머만이 18세기 후반 쓴 역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정식 번역돼 나왔다. ‘혼자라는 외로움’과 ‘대인관계의 고통’ 사이를 집요하게 고찰한 결과물로 쇼펜하우어 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요한 G 치머만/ 이민정 옮김/ 중앙books/ 1만8000원

고독은 ‘외롭고 쓸쓸하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터부시되는 경향이 적지 않다. 그러나 치머만에게 고독은 평온하고 한가로운 전원(田園)에서의 수동적 휴식 상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능동적이고 치료적인 운동 지향적 작동이다. 이런 고독의 장점에 대해 온갖 자극에 매시간 노출된 현대인에게 치머만은 자세히 이야기한다.

치머만이 강조하는 것은 결국 ‘균형’이다.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즐기는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 개인의 행복이 중요한 만큼 이를 위해 고독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고독은 단지 바람직할 뿐 아니라 전적으로 필요하다. 특히 너무 빨리 차오르는 감정과 상상력을 지닌 탓에 조용히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 인간과 사물 모두를 대상으로 끊임없이 비난을 퍼붓는 이들은 더욱 고독을 필요로 한다.”(22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