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수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서울 경서중학교가 개교 70여년 만에 폐교를 확정했다. 당장 내년부터 신입생 배정도 중단된다.
서울시교육청 강서양천교육지원청은 2027년 3월1일자로 강서구 경서중 폐교가 결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신입생이 배정되지 않는다. 1950년 개교 뒤 77년 만에 문을 닫게 되는 것이다. 폐교는 전날 확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서중은 지속적으로 학생 수가 감소해 현재 전교생이 1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소규모학교다. 재학생은 1학년 27명, 2학년 36명, 3학년 31명으로 알려졌다. 학급당 학생 수는 10.4명으로, 서울 평균(23.8명), 강서구 평균(24명)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중학교는 대중교통 30분 이내 근거리 학교로 학생을 배정하는데 경서중 인근 학생 수가 줄어 서서히 입학생도 줄었다”며 “재학생 학부모 설문조사를 거쳐 폐교를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소규모학교는 교육과정 운영 등에 어려움이 있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교육 인력, 교육 재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통폐합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교육지원청은 학생·학부모들이 원하면 1학년 또는 2학년 학생 전체가 인근 다른 학교로 옮겨가는 단체 전학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만일 단체 전학이 이뤄지면 폐교는 2027년보다 더 당겨질 수도 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재학생들이 잔류를 원하면 현재 1학년이 다 졸업하는 2027년 3월에 자연스럽게 문을 닫는 것이고, 전학을 결정하면 학년별로 전학을 가고 통폐합 일정도 빨라질 수 있다”며 ”추후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 학부모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서중은 10년 전에도 폐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적 있다. 강서구에 대단지 아파트들이 입주한 마곡지구가 생기면서다. 2015년 교육부는 마곡지구에 신규 중학교를 개교하기로 하면서 서울시교육청에 인근 학교 세 곳의 폐교를 권고했고, 서울시교육청은 공진중·송정중·경서중을 통폐합하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학부모 등의 반발이 커 실제로는 세 곳 중 공진중만 2020년 폐교됐다. 당시 공진중에 다니던 학생 중 일부는 경서중으로 전학을 오기도 했다. 2015년 당시에는 전교생이 295명이었던 경서중은 10년 만에 전교생이 3분의 1 수준으로 줄면서 결국 폐교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저출생으로 학령인구가 줄면서 서울 도심 학교가 문을 닫는 사례는 잇따르고 있다. 앞서 올해 2월에는 서울 도봉고(도봉구)와 성수공고(성동구)가 문을 닫았고, 지난해 화양초(광진구), 2020년 공진중과 염강초(강서구) 등이 폐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