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이달 마지막 주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공휴일 및 주말이 띄엄띄엄 연이어 있다. 여행업계와 일반 근로자 중에서 임시공휴일 지정을 반기는 목소리도 있는 반면, 업무 사정이나 육아 등으로 휴일이 많아진 것을 반기지 않는 이들도 있다.
대통령실은 지난 3일 다음 달 1일인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임시공휴일 지정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은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국방의 중요성과 국군의 존재 가치를 조명함으로써 군의 사기를 진작하고, 국민 안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국군의 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며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소비 진작 효과로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는 28∼29일 주말에 이어 다음 달 1일 임시공휴일, 3일 개천절, 5∼6일 주말, 9일 한글날로 징검다리로 휴일이 이어진다. 휴가를 붙이면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최장 12일을 연달아 쉴 수도 있다.
실제로 여행업계에서는 이 기간을 활용하려는 여행 수요가 커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0월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뒤 여행사 예약률이 높아졌다. 교원투어는 지난해 임시공휴일 지정 발표 이후 8월31일∼9월6일 일주일간 9월28일∼10월3일 기간에 출발하는 기준 예약률이 전주보다 53.8% 늘었다. 지난해 10월 우리 국민의 전체 해외 관광객은 204만3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164.1% 증가했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이제 한 달 정도 남아서 장거리보다는 단거리 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일본 여행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모두투어 관계자도 “단거리 해외여행의 경우 하루만 임시공휴일로 지정돼도 영향이 크다”며 “지난해에도 임시공휴일 발표 이후 단거리 여행이 꽤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갑작스러운 공휴일 지정으로 기존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다. 그날 현장학습을 계획했거나 중간고사를 치르려던 일부 학교는 부리나케 학사일정 조정에 나서는 등 난감해 했다. 경기도 화성 한 고등학교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강원도를 다녀오는 1·2학년 현장학습이 예정됐는데 1일이 갑자기 임시공휴일이 되면서 일정이 꼬였다. 이 학교는 논의 끝에 기존 계획대로 현장학습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시기가 2학기 중간고사인 학교도 있어 시험을 치르려던 학교들도 학사계획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도 한 고등학교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4일이 1차 지필평가 기간이었지만, 임시공휴일과 겹치게 됐다. 일정 조정 시 수업일수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학교에 따라 종업식을 늦출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까지 가족 계획을 바꿔야 한다는 글이 인터넷카페에 올라오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중간고사와 재량휴교 등 학사일정을 알아보고 가족여행 계획을 세워놨는데 중간고사 일정이 밀리면서 이후 계획까지 뒤죽박죽될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이밖에 다음 달 1일 이사 예정이라는 A씨는 “당일에 전입신고가 안 돼서 이후 업무 처리가 복잡해졌다”고 토로했다.
국군의 날이 공휴일로 지정된 지는 34년 만이다. 1956년 국가 기념일로 제정된 국군의 날은 1976∼1990년 법정 공휴일로 지정됐다가 1991년부터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