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12일 김종인과 만찬… 중도층 겨냥 행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찬 회동을 했다. 전날 중앙대 명예교수인 이상돈 전 의원과 오찬을 하며 정국 운영에 대한 조언을 듣는 등 연이어 ‘경청’ 행보를 보인다. ‘먹사니즘’을 강조한 이재명 2기가 중도층을 겨냥하며 지지층 확장을 꾀하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김 전 위원장과 만났다. 이날 회동은 이 대표 측이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김 전 위원장이 다쳤다는 소식을 들은 이 대표가 안부 인사를 전하며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회동, 악수하고 있다. 뉴스1

김 전 위원장은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을 아우르며 선거를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는 대표적인 중도층 인사로 꼽힌다.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 사이에는 최소한의 접점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달 라디오 인터뷰에서 직접 ‘응급실 뺑뺑이’를 겪었다고 발언하며 의료대란에 대한 우려를 표한 바 있고, 민주당도 연일 의료대란을 두고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를 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도 내고 있다.

 

이 대표가 전날 만난 이 전 의원은 ‘중도·보수’ 원로로 꼽힌다. 20대 총선 때 국민의당 소속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 전 의원은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비대위원과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장·최고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의 한 식당에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동을 하고 있다. 뉴시스

8·18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85%가 넘는 득표율로 확고한 당내 지지를 확인한 이 대표가 본격적인 확장 행보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8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10일에는 ‘평산책방’에서 일어난 직원 폭행 사태를 규탄하는 등 당 통합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이 대표 측은 “대표 취임 인사를 겸해서 정국 상황에 대한 의견을 경청하고 조언을 구하고 있다”며 “향후 재계, 종교계, 시민사회 등 사회 각 분야 인사들과 만남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