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보다 더 왔다… 울릉도 이틀간 308㎜ 기습폭우

46년 만의 기록적 물폭탄 쏟아져
곳곳 산사태·침수… 623명 대피
郡, ‘비상 2단계’ 긴급 복구 작업

경북 울릉도가 46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큰 혼란에 빠졌다. 이틀간 30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섬 곳곳에서 산사태와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주요 도로가 통제되고 수백명의 주민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틀간 경북 울릉도를 강타한 폭우로 울릉도에는 총 308.4㎜의 비가 내렸다. 특히 전날 오후 11시경에는 시간당 70.4㎜의 비가 쏟아졌다. 1978년 8월3일 이후 46년 만에 나타난 최고 기록이다.

도로 뒤덮은 토사 12일 오후 경북 울릉도 주요 도로에서 공무원들이 주민과 함께 빗물에 흘러내린 토사를 치우고 있다. 전날부터 이틀간 울릉도에 300㎜가 넘는 비가 쏟아지면서 지역 주민 600여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10시 기준 인명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울릉읍을 중심으로 서면과 북면 등 397가구 623명의 주민들이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으로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울릉도 곳곳에서 산사태와 토사 유출이 발생하기도 했다. 울릉군과 울릉경찰서 등에 따르면 도로와 주차장이 침수되는 등 10여 곳에서 시설 피해가 보고됐다. 특히 울릉읍 도동리와 사동리를 중심으로 피해가 집중됐다. 일부 주택과 상가의 침수, 차량 매몰 등의 사고도 잇따랐다.



안전을 위해 울릉군은 이날 오후 2시18분쯤 울릉터널에서 118전대 구간, 도동에서 저동 구간, 도동 시가지, 그리고 사동3리에서 통구미 구간 등 주요 도로를 통제했다. 이동이 불편해진 일부 주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퇴근은 어떻게 하냐”고 토로했다.

이날 울릉군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비상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50명의 인력과 20대의 장비를 동원해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했다. 울릉군은 전체 공무원 동원령을 내리고 주민들과 함께 피해 복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