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의 시간이 왔다.‘
유럽중앙은행(ECB)이 12일(현지시간) 기준금리와 예금금리 등 정책금리를 3개월 만에 추가 인하했다.
ECB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4.25%에서 3.65%로 0.60%p, 예금금리를 연 3.75%에서 3.50%로 0.25%p 내렸다고 밝혔다.
한계대출금리는 연 4.50%에서 3.90%로 0.60%p 내렸다.
ECB는 지난 6월 세 가지 정책금리를 모두 0.25%p 내리며 1년 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했다.
ECB는 시중은행이 ECB에 하루짜리 단기자금을 맡길 때 적용하는 예금금리(DFR)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설계한다. 재융자금리(MRO)로도 불리는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마찬가지로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에 적용되는 금리다.
ECB는 이달부터 예금금리와 기준금리의 격차를 기존 50bp(1bp=0.01%p)에서 15bp로 줄이기로 하고 이날 정책금리를 조정했다. 이는 초과 유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단기 시장금리의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함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0.9%에서 0.8%로, 내년 전망치 역시 1.4%에서 1.3%로 하향 조정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5%, 내년 2.2%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유로존의 전년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2%대에 진입해 지난달에는 2.2%까지 내려갔다. ECB는 지난해 하반기 에너지 가격 하락의 효과가 사라지면서 올해 남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반등했다가 내년 하반기 목표치인 2.0%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ECB는 통화정책 자료에서 “최근 물가지표가 대체로 예상대로 나왔다”며 향후 인플레이션 추이에 대해 입장을 드러냈다.
또 ECB는 유로존 경기에 대해 “자금 조달 여건이 여전히 제한적이고 경제활동은 민간소비와 투자 부진을 반영해 여전히 가라앉아 있다”며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주로 내수 시장이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성장이 주로 수출과 정부 지출에서 나왔다. 서비스 부문이 성장을 뒷받침했지만 산업과 건설 분야는 마이너스였다”며 “실질소득과 가계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라가르드 총재는 각국에 재정건전성을 높이라고 요구하며 “재정과 구조 정책은 경제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는 잠재 성장률을 높이고 물가 압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