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만날 생각에 설레요"…추석연휴 하루 전 귀성객 '북적'

서울역·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등 선물세트 든 시민들 인산인해
반려동물 데리고 가거나 역귀성도…'민족 대이동' 시작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역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등지에는 오전부터 일찌감치 고향을 찾으려는 귀성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역은 캐리어를 끌거나 양손 가득 선물세트를 들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13일 서울역에서 귀성길에 오른 시민들이 열차에 탑승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간식을 나눠 먹거나 강아지나 고양이를 이동 가방에 넣어 이동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대구로 내려간다는 강모(33) 씨는 채 돌이 되지 않은 딸을 아기 띠로 둘러맨 채 "부모님이 아직 아기를 보지 못하셔서 무리해서 내려간다. 아기와 함께 맞는 첫 추석이라서 어색하기도 하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부산을 찾는 신모(30) 씨는 "추석 연휴가 길지 않아 연차를 썼다"며 "본가에 빨리 내려가서 푹 쉬고 느지막이 돌아오려고 한다"고 했다.

고향인 경북 포항에 두 딸과 함께 내려가 어머니를 모시고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는 김모(46) 씨는 선물 세트를 든 채 캐리어를 끄느라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김씨는 "포항에 짧게 머물다 서울로 돌아오면 어머니가 너무 적적해하셔서 이번 추석 때는 어머니가 서울에서 가족들과 함께 오래 지내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13일 서울역에 도착한 역귀성객들이 열차에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의 7살 딸도 "할머니가 서울에 오셔서 좋다"며 "추석 때 할머니랑 많이 놀고 싶다"고 신난 표정으로 말했다.

이날 서울역 승강장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귀성객들에게 추석 인사를 전하러 오면서 사람들이 몰리기도 했다.

전국장애인차별연대(전장연) 활동가들은 이들에게 면담을 요구했고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촉구하며 승강장 입구에 서서 군가를 부르며 소란을 빚기도 했다.

서울역사에는 '승강장과 플랫폼에 사람이 많이 모여 혼잡하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 방송이 연신 울려 퍼졌다.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경부선 대합실도 버스를 타고 고향을 방문하려는 귀성객들로 가득 찼다.

13일 서울역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추석 귀성인사를 하는 가운데 맞은편 승강장에서 전장연 회원들(오른쪽)이 장애인권리 입법을 촉구하고 있다.

양손에 캐리어 또는 쇼핑백을 쥐거나 큰 배낭을 메고 종종걸음을 하는 시민들이 대다수였다.

설우성(22) 씨는 할머니께 드릴 홍삼 세트를 든 채 강릉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고향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했다.

아들, 딸과 충남 공주로 향하는 버스를 기다리던 이성회(50) 씨는 "요양원에 계시는 어머니께서 안 그래도 방금 '언제 내려오냐'며 전화하셨다. 아들이랑 손주들이 많이 보고 싶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식들을 만나러 지역으로 이동하는 부모도 있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강모(67) 씨는 이달 백일을 맞는 손녀를 보러 대전으로 향한다며 "애들이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커서 많이 설렌다. 손녀가 아직 어린데 무리해서 올라왔다가 일이 생길까 봐 직접 내려간다"고 했다.

고속버스터미널과 맞닿아 있는 대형 백화점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부랴부랴 선물 세트를 구입하려는 귀성객들로 붐볐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