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백지화 안 하면 ‘암 환자 뺑뺑이’ 나타날 것”

‘단식농성’ 의대 교수들 "겨울이 진짜 고비"

강원대·고려대·충북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들은 13일 “의정 갈등이 장기화한다면 ‘응급실 뺑뺑이’에 이어 ‘암 환자 뺑뺑이’도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충효 강원대 의대·병원 교수 비대위원장과 박평재 고대의료원 교수 비대위원장, 채희복 충북대병원·의대 비대위원장은 이날 충북대 의대 첨단강의실에서 단식 농성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13일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강원대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 김충효 위원장,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 박평재 위원장,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 채희복 위원장이 의대 증원 반대를 위한 5일간의 단식투쟁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들 비대위원장은 이달 9일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등을 규탄하며 삭발식과 함께 나흘간 단식 농성을 벌여왔다. 박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눈앞의 추석에 대해서만 대비하고 있지만 정말 두려워해야 할 시기는 이번 겨울”이라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건강검진은 연말에 집중되기 때문에 겨울에 새로 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이 늘 것”이라며 “하지만 겨울에는 호흡기계 질환과 심혈관, 뇌출혈 질환 역시 급속도로 증가하기 때문에 암 환자들이 중환자실 자리를 찾지 못해 뺑뺑이를 도는 경우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 위원장은 “충북대병원의 경우 전공의들이 떠난 뒤 원래 5~6개 정도 열리던 수술방이 3개만 열리고 있는데 한 곳은 응급 외상 환자를 수술하고 한 곳은 스탠바이를 해야 해서 정규 수술용은 한 곳밖에 없는 셈”이라며 암 환자 뺑뺑이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들은 2026학년도뿐만 아니라 수시모집이 진행된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내년에 1500명의 신입생이 들어오게 된다면 이들 역시 기존 학생들과 함께 수업받으면서 교육적으로 피해를 입을 것”이라며 “결국 의학 교육의 질을 유지할 수 없어 의평원(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평가에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3일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에서 강원대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 김충효 위원장,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 박평재 위원장, 충북대 의과대학 교수 비대위 채희복 위원장이 의대 증원 반대를 위한 5일간의 단식투쟁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뉴시스

김 위원장은 “이 사태가 어떻게든 9월엔 정상화돼야 한다”며 “의대 증원 취소로 피해를 보는 1500명의 수험생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이 결단해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까지 정부가 의대 증원 취소 요구에 대해 답하지 않으면 사직하겠다고 밝혔으나, 동료 전문의들의 만류와 지역의료를 지키기 위한 차원에서 사직의 뜻을 접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