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청소년 50%는 “중학교서 시작”… 15%는 초등학생 때

청소년 10% “친구가 도박하는 것 본 적 있어”

도박 청소년 절반은 중학교 때 도박에 손을 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도박을 시작했다는 응답도 약 15%에 달했다. 

 

서울경찰청과 서울시자치경찰위원회는 이달 12일 온라인으로 약 3개월 간 진행한 ‘청소년 도박 및 대리입금 설문조사’에서 초·중·고교생 및 학교 밖 청소년 총 1만685명(남학생 49%·여학생 51%)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설문조사 결과 본인이 불법 온라인 도박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전체 1만여명 중 157명(1.5%)이었다. 자신이 도박을 하진 않았지만 친구나 지인이 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청소년은 1069명(10%)을 기록했다. 

 

경찰 관계자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 등 때문에 도박 경험 유무를 솔직하게 답변한 학생은 적었을 것”이라며 “실제 숫자는 이보다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박을 한 적 있는 청소년 중 절반(78명·49.7%)은 중학교 때 처음 발을 들였다고 답했다. 고등학교 때 시작했다는 응답은 35명(22.3%)이었다. 초등학교 5·6학년 때 시작했다는 응답도 23명(14.6%), 초 1∼4학년 때 시작했다는 답변도 소수 있었다.

 

대부분은 ‘친구의 권유(38%)’로 도박을 시작했고, ‘친구 등 지인이 금전적 이익을 얻는 것을 보고 시작했다(30%)’는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직접 돈을 빌릴 수 없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소액의 도박 자금을 빌려주고 나중에 20∼50%의 고액 이자를 뜯어내는 이른바 ‘대리입금’ 사례들과 이로 인한 피해도 드러났다. 대리입금 방식으로 도박 자금을 빌린 적 있다고 답한 응답자 65명 중 24명(37%)은 “과도한 이자를 요구받았다”고 했다. 학생증 등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받은 경우는 19명(29%), 돈을 갚지 못해 폭행 협박 등 불법 추심을 당한 경우도 8명(12%) 있었다. 

 

경찰은 이달 17일까지로 예정된 청소년 도박 근절 릴레이 챌린지 운영 기간을 1달 더 연장하고, 청소년 도박과 관련해 학교전담경찰관(SPO)의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예방 교육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