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나기’ ‘동경이야기’… 일본 명작 영화 두 편 10월 재개봉

최근 극장가에 과거 명작의 귀환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본 거장 영화감독의 명작 두 편이 내달 재개봉한다. 오즈 야스지로의 ‘동경 이야기’는 내달 9일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처음 국내 관객을 만난다.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1997년도 작품 ‘우나기’는 내달 2일 디지털 리마스터링 겸 134분 분량의 무삭제 감독판으로 재개봉한다.

 

◆독창적인 미학의 ‘동경 이야기’

 

‘동경 이야기’는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독창적인 미학과 깊이 있는 연출이 집약된 작품이다. 오즈 야스지로는 구로사와 아키라, 미조구치 겐지와 함께 ‘일본영화 3대 거장’으로 꼽힌다. 그는 소시민 가족 중심의 일상적이고 소박한 세계를 ‘다다미 쇼트’로 대표되는 극도로 절제된 형식과 정교하고 정갈한 미장센으로 표현해 독보적인 미학을 구축했다. 또 인간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삶의 본질과 인생의 애환을 담아내 ‘가장 현대적인 영화’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은 1953년 나온 대표작 ‘동경 이야기’가 1957년 런던영화제에서 상영, 1958년 영국영화협회(BFI)에서 서덜랜드상을 수상하면서부터 세계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동경 이야기’는 2012년 사이트 앤 사운드에서 선정하는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영화’ 감독 투표에서 ‘현기증’ ‘시민 케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시사 주간 타임, 영국 일간 더 가디언 등 주요 매체에서도 역대 최고 영화 순위에 포함됐다. 

 

◆황금종려상 수상작 ‘우나기’

 

‘우나기’는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에게 ‘나라야마 부시코’에 이어 두번째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영화는 평범한 회사원 타쿠로가 익명의 편지를 통해 아내의 외도 현장을 목격하고 잔인하게 살해한 뒤 자수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8년만에 모범수로 가석방된 그는 전과자이자 상처받은 영혼으로서 다시 세상에 적응을 시작한다. 이마무라 쇼헤이는 용서의 힘과 변화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특유의 화법으로 스크린에 그려낸다. 

1960년대 오시마 나기사 감독과 함께 일본 뉴웨이브 시대를 주도했던 이마무라 쇼헤이는 아버지 세대를 부정하고 전후 일본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를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하며 주목 받기 시작했다. 다소 직설적이던 오시마 나기사와 달리 그는 주류에서 밀려난 하류 인생들의 본능에 주목했다.

 

1960·70년대 그의 연출작이 인간의 욕망과 충동을 표현했다면 ‘우나기’로 대표되는 그의 후기 작품들은 인간의 욕망을 집요하게 탐구하면서도 분노라는 악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용서와 희망이라는 단어를 모색한다.

 

한편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초기 대표작인 ‘복수는 나의 것’(1979년)도 11월 재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