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이겨라’ 5위 향한 희망 위해 물러날 수 없었던 한화-롯데전, 실책으로 점철됐다… 류현진은 13년 만에 KBO리그 10승 고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이 13년 만에 KBO리그 10승 고지에 오르며 5연패에 빠져 가을야구 희망을 잃어가던 한화의 희망을 되살렸다. 

 

한화는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롯데와의 원정 경기에서 류현진의 호투 속에 장단 11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힘까지 더해지며 8-4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5연패의 늪에서 탈출한 한화는 시즌 성적 61승2무69패가 되며 롯데(59승4무68패)를 0.5경기 차로 제치고 7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이날 류현진은 6회까지 탈삼진 3개를 곁들여 6피안타 1실점으로 퀄티리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호투하며 시즌 10승(8패)째를 올렸다.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10승 투수가 된 것은 2011년 이후 무려 13년 만이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신인이었던 2006년 18승을 거둔 이래 2011년까지 17승, 14승, 13승, 16승, 11승을 거두며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시즌이었던 2012년에는 182.2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66을 기록했으나 팀 타선의 침묵과 불운으로 인해 9승(9패)에 그치며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에는 실패한 바 있다. 

 

류현진의 롯데전 선발승은 2012년 9월6일 대전구장 경기 이후 4390일 만이다. 롯데의 홈 구장인 사직 경기로만 따지면 2010년 4월10일 이후 무려 5270일 만이기도 하다. 

 

5위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던 두 팀의 물러날 수 없는 한판 승부가 펼쳐진 이날 경기. 두 팀은 토종 에이스인 류현진과 박세웅을 내세워 맞불을 놨다. 선취점은 롯데의 차지였다. 롯데는 2회말 빅터 레이예스가 우중간 2루타로 출루한 뒤 전준우의 땅볼 타구를 한화 유격수 이도윤이 놓치는 사이 홈까지 파고들어 선취점을 뽑았다.

 

5회까지 1안타에 그치며 0-1로 끌려가던 한화는 6회초 최재훈과 황영묵의 안타로 만든 2사 1,3루에서 요르단 페라자와 노시환이 연속 안타를 때려 2-1로 역전했다. 7회에는 상대 실책에 편승 해 2사 후 5점을 뽑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이도윤이 롯데 유격수 박승욱의 실책으로 출루한 후 권광민의 안타로 만든 2사 1,3루 기회에서 황영묵의 좌전 적시타에 이어 대타 안치홍의 2타점 2루타, 페라자의 우월 투런포까지 터지며 단숨에 7-1까지 달아났다. 

 

롯데도 이대로 물러서진 않았다. 7회 롯데 공격에선 한화 유격수 이도윤의 결정적인 실책이 나왔다. 7회 1사 후 박승욱의 볼넷과 이정훈의 2루타로 1사 2,3루를 만든 롯데는 윤동희의 유격수 땅볼을 이도윤이 가랑이 사이로 빠뜨리면서 7-2로 추격했다. 이어 고승민이 볼넷을 골라내며 만든 1사 만루에서 손호영의 유격수 방면 땅볼을 이도윤이 또 다시 더듬으면서 주자 2명이 나란히 홈을 밟았다. 손호영의 타구는 안타로 기록됐지만, 이도윤이 침착하게 처리했다면 아웃카운트 1개는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역전의 분위기가 모락모락 피어나려는 시점에서 레이예스의 잘 맞은 타구가 이도윤에게 향했다. 또 다시 실책이 나온다면 승부가 정말 알 수 없는 상황으로 빠져들어갈 수 있었지만, 이번엔 이도윤이 침착하게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