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 정상이 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는 북한을 성토했다.
13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을 했다. 스타머 총리 취임 후 미·영 정상이 만난 건 지난 7월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이어 두 번째다.
두 정상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이란이 러시아에 치명적인 살상 무기를 공급하는 점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의 경우 러시아에 직접 무기를 주고 있지는 않으나 러시아 방위산업 기반을 지원하고 있다며 역시 유감을 밝혔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는 포탄과 미사일 등 핵심 무기가 소진될 지경에 이르자 북한 등에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만나 정상회담을 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당시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을 수출하는 대신 러시아는 북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정찰위성 발사체 제조에 필수적인 첨단 군사 기술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안보 당국은 2023년 한 해 동안 러시아로 보내진 북한제 무기가 152㎜ 포탄 93만7500발, 122㎜ 포탄 18만7500발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여기에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인 KN-23과 KN-24도 9대씩 러시아에 공급된 것으로 보인다고 당국은 밝혔다. 금액으로 따지면 5억4000만달러(약 7244억원)에 달한다.
푸틴은 지난 6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푸틴은 북한의 무기 지원에 감사의 뜻을 밝히며 북한의 첨단 무기 개발을 러시아가 돕겠다는 취지의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김정은의 모스크바 방문을 초청하기도 했다. 13일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전 국방부 장관)가 평양을 찾아 김정은과 만났다. 외신들은 6월 김정은·푸틴 정상회담 때 합의한 사항들의 이행이 ‘급물살’을 타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1998년 체결된 벨파스트 협정에 대한 미국의 굳건한 지지와 이 협정이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기틀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 금요일(Good Friday) 협정’으로도 불리는 벨파스트 협정은 미국의 중재로 영국과 아일랜드, 그리고 영국령 북아일랜드 3자 간에 이뤄진 합의를 뜻한다. 북아일랜드는 영국 영토로 남되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인적·물적 교류는 완전한 자유를 보장 받는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영국과 아일랜드가 나란히 유럽연합(EU) 회원국이던 때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2020년 영국이 EU를 탈퇴한 브랙시트 이후 북아일랜드의 지위가 애매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