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방풍숲, 연리목…전북 국가산림문화자산 찾아볼까나

전북 남원시 행정마을숲은 주민들이 마을의 재난을 막기 위해 가꾼 숲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에는 이 숲에 관한 전설이 있다. 한 스님이 “이곳은 사람이 살 터가 아니니 마을을 지키려면 북쪽 허한 곳에 돌을 쌓아 막거나 나무를 심어 채우라”는 말을 남기고 떠났는데, 실제 그 후 이 마을에는 해마다 질병과 수해로 재난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전북 남원시 행정마을 서어나무숲.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에 주민들은 그 스님의 말대로 개서어나무와 굴참나무, 느티나무 등을 부지런히 심고 가꿔 울창한 숲을 만들자 그 뒤로는 별다른 재난이 벌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진안군 정천면 월평리 하초마을숲은 방풍 효과가 탁월하고 연구적 가치가 높아 마을숲을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2005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마을 숲 부문 우수상을 차지했으며, 마을숲 분야로는 국내 최초로 국가산림문화자산에 지정됐다

 

전북 진안군 정천면 월평리 하초마을은숲. 마을 숲 분야로는 국내 최초로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전북도 제공

특히, 이 숲은 ‘수구막이 숲’으로 녹음이 짙은 계절에는 도로에서 마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해 거센 바람과 외부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숲속에 돌탑과 비보적 기능의 입석, 거북돌이 복합신체로 조성돼 있다. 지금도 정월 초사흗날에 당산제를, 정월 초이렛날에 고목제를 지내며,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며 마을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고 있다.

 

이 지역 안천면에 자리한 섬바위는 용담호와 금강이 만나는 지점에 우뚝 솟아있는데, 높이는 14m나 된다. 바위 위에는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섬바위와 함께 감동마을로 이어지는 ‘감동벼룻길(12㎞)’은 강가나 바닷가의 낭떠러지에 나 있는 길을 뜻한다. 금강변 물길을 따라 감동마을까지 이어주는 길로, 금강의 절벽과 굽이쳐 흐르는 강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부안군 서림공원과 임정유애비는 관과 민이 함께 조성한 숲으로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조선시대 누정인 서림정 옆에는 조선 최고 기생이자 여류시인인 이매창의 시비가 있고 서림정 앞쪽으로 100년 이상 된 서어나무 연리목이 자리하고 있다.

전북 진안군 안천면 섬바위. 용담호와 금강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전북도 제공

전북에는 이런 유형의 국가산림문화자산이 16개소 있다. 올해는 장수군 장안산군립공원에 있는 덕산계곡을 추가로 신청해 현지 타당성 조사 등을 거치고 있다. 덕산계곡은 울창한 원시림과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물이 으뜸이다. 용이 살았다는 용소 등 크고 작은 소(沼) 10여곳과 용바위·신선바위·정승바위 등 기암괴석 20여개, 은골·절골·감골 등 작은 골짜기가 한데 어우러져 멋진 절경을 이룬다.

 

국가산림문화자산은 생태·경관·정서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큰 산림과 관련한 유·무형 자산을 의미한다. 산림청은 숲과 나무, 자연물, 유적지 등 생태·경관·정서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높은 산림자원을 찾아 매년 지정해 관리하는데, 현재 총 96개소가 있다. 관련 정보는 산림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역사적인 이야기를 간직한 산림문화자산을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며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은 귀성객이나 탐방객들이 특별한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