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오랜 분단을 겪으며 이질성이 커진 식문화 가운데 하나는 개고기다.
지난달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하 개식용종식법)' 시행으로 개고기 판매 금지를 앞둔 남한과 달리 북한은 단고기(개고기의 북한식 명칭)를 '민족의 전통식'으로 장려한다.
매년 여름철, 특히 복날이면 단고기 전문식당이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북한주민들 사이에서 인기다.
김일성과 김정일도 개고기를 각별히 여긴 것으로 잘 알려졌다.
개고기를 다룬 북한 매체 기사에는 김일성이 1952년 6월 회의에 참석한 도인민위원장들에게 단고기장을 해주라고 지시한 일화가 종종 등장하는데,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우리 인민들이 오랜 옛날부터 즐겨 먹어온 단고기장이 제맛을 살릴 수 있는 비결도 몸소 가르쳐주시였다"는 설명이 따라붙곤 한다. ▲▲김일성은 단고기장 상을 받은 회의참석자들에게 '단고기장을 끓일 때 방아풀을 천에 싸서 넣고 같이 끓이면 비린내가 없어지고 독특한 냄새와 맛이 난다는 것을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정일은 평양단고기집 건축안을 직접 점검했으며 통일거리 명당에 위치를 선정했다. 평양단고기집이 "단고기요리를 계속 발전시켜나가야 하겠다"고 교시하기도 했다.
다만 김정은의 경우 개고기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이나 평가는 드문 편이다. 김정은이 평양단고기집의 운영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고기의 품질관리를 지시하는 '온정'을 보였다고 북한 매체가 소개하는 정도다.
북한이 개고기를 장려하는 배경은 '전통 식문화' 발전 외에도 부족한 동물성 단백질 공급원으로 유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북한에서 소고기는 매우 귀하고, 돼지고기는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는 해도 일반 가정에서 직접 사육하기는 매우 어렵다. 개는 농촌지역 서민 가정에서도 사룟값을 들이지 않고 쉽게 키워 영양공급이 필요할 때 잡아먹는다.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젊은층에서도 개고기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없다는 게 탈북자들의 전언이다.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북한이탈주민 A씨는 15일, "개고기는 여름철 보양식이나 환자의 영양보충식으로 인식되고 '마니아'도 많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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