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서울교육감 선거… 진보·보수 단일화 첩첩산중 예상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보수·진보 진영 모두 ‘후보 단일화’가 선거의 향배를 가르는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단일화 일정은 확정됐으나 최종 단일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다음 달 16일 열리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후보는 보수 진영 5명, 진보 진영 7명에 달한다. 보수 교육계는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 3인인데 이들은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후보를 내기로 합의했다. 이들 3명은 이달 20일부터 22일까지 여론조사를 해 최종 1인을 가린다는 계획이다. 

 

◆“단일화 작업 파행” 주장도

 

이들 예비후보의 단일화를 주도하고 있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24일 최종 후보자를 결정할 예정인데 보수 진영에서 후보가 한 명만 나올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보수 성향 후보도 2명(선종복 전 서울북부교육장, 윤호상 서울미술고 교장)도 있고, 안 예비후보는 단일화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서약을 하지 않았다. 독자 출마 여지를 남겨 놓은 셈이다.

 

안 예비후보는 전날 입장문에서 통대위가 조 예비후보 사조직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후보들의 수정 의견을 하나도 반영하지 않고 조전혁 전 의원에게만 유리한 여론조사 방식을 확정한 뒤 3명의 예비후보가 모두 동의한 것처럼 허위 자료를 내고 있다”며 “단일화 작업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고 했다. 

 

앞서 종교·시민사회단체은 잇달아 조 예비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는 11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전혁 예비후보를 지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13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 서울특별시 교육감 보궐선거 홍보물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안 예비후보는 과거 보수 성향 후보로 출마한 고승덕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이사장의 지지 입장 발표도 예고했다.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고 이사장이 안 예비후보를 공식 지지한다는 설명이다. 

 

◆김용서 위원장 사퇴로 7명 남은 진보 진영

 

진보 진영은 단일화 논의 기구인 ‘2024 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를 중심으로 일찌감치 단일화 논의에 들어갔으나 경선 규칙을 둘러싼 진통이 이어졌다. 애초 진보 진영 예비후보는 총 8명으로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김경범 서울대 교수,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안승문 전 서울시 교육위원,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이다.

 

추진위는 6일까지 단일화 룰에 합의하기로 했으나 13일 일부 예비후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곽 전 교육감, 김 위원장, 정 교수를 제외한 5명 후보는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추진위를 비판했다. 이들은 “전날 8인의 후보(1명은 조건부 합의)는 (경선 룰) 1단계 방안을 합의했는데, 추진위는 후보들이 합의한 안을 묵살하고 추진위 안을 강제했다”며 “따라서 5인은 추진위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후 추진위는 단일화 방안을 확정했다며 참여 의사를 밝힌 예비후보들이 모두 참여한다고 했다. 1차 후보 4명을 먼저 뽑은 뒤, 2차에서 여론조사를 진행해 25일 최종 단일 후보를 확정하는 일정이다. 다만 예비후보들이 경선 방식에 다시 반기를 들 가능성도 남아 있어 최종 1명의 후보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김용서 위원장은 15일 입후보 철회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서울교육감 선거가 교육 현장에 적합한 교육정책을 합의해 나가고 이를 시행할 수 있는 분이 당선되는 선거가 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적었다. 이어 “다행히 민주·진보교육감 후보로 훌륭한 분들이 많이 나오셨다”며 “저를 응원해준 모든 분들, 교사노조 조합원, 한국노총 조합원 여러분께 고맙고도 죄송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