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트럼프, 정치 폭력의 영감이자 명백한 표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또 한 번의 암살 시도는 그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이민자 등에 대한 혐오를 드러낸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했다.

 

16일 뉴욕타임스(NYT)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정치를 형성하는 데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정치적 폭력의 영감이자 명백한 표적이 됐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앞서 콜로라도주 민주당 하원의원이자 7월13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발생한 암살 시도를 조사하는 태스크포스(TF) 위원인 제이슨 크로우는 인터뷰에서 “내가 지금 가장 우려하는 것 중 하나는 우리 정치 시스템에서 정치적 폭력이 정상화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제 몇 달 만에 두 번째 암살 시도가 일어났고, 이것이 얼마나 널리 퍼졌는지를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암살 시도를 또 한 번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그의 재무팀은 용의자가 체포된 지 4시간 뒤 기부를 할 수 있는 버튼이 담긴 이메일을 유권자들에게 보냈다.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선 “(용의자는) 조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의 레토릭(트럼프에 대한 표현)을 믿었다”며 “그리고 그는 그 믿음에 따라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암살 시도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책임이 있다는 의미이다.

 

다만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일상적인 혐오 발언과 가짜뉴스가 폭력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 중 한 명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아무도 바이든/카밀라를 암살하려 하지 않는다”고 꼬집기도 했다.

 

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정치적 폭력 사태에 영감을 주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그(트럼프 전 대통령)는 오랫동안 자신의 정치적 담론에서 폭력의 언어를 선호해 왔으며, 지지자들에게 야유 꾼을 때리도록 부추기고 이민자를 쏘겠다고 위협하고 민주당 하원의장 배우자를 조롱하는 등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았다”고 짚었다.

 

NYT는 정치적 폭력이 현대 미국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 암살 시도가 첫 번째 암살 시도 이후 (세상이) 달라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