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10일까지 완공하라고 지시한 신의주 수해복구 현장에 대해 보여주기식 복구라는 비판이 많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7일 보도했다.
평안북도의 한 간부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14일 RFA에 “현재 신의주 수해복구엔 백두산영웅청년돌격대와 당원돌격대를 비롯해 총 13만5000명이 투입됐다”며 “다음달 10일까지 살림집건설을 완공해 수해복구를 끝낸다는 것이 중앙의 의지”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기존의 압록강 섬들에 살림집을 지을 경우 장마철 쉽게 물에 잠길 수 있어 새 살림집을 육지에 짓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하지만 지난달 17일에 원래 자리에 더 크고 훌륭한 살림집을 지으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내려 뒤늦게 섬에서 살림집 기초 작업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건설에 필요한 모래는 평안북도 주둔 해군 12전대와 신의주에 있는 압록강건설사업소가 맡았으나 운반 수단이 턱없이 부족해 제때에 보장하지 못했다”면서 “결국 모래 부족으로 살림집 건설에서 선행되어야 할 벽돌 생산이 늦어지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러한 어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벽돌을 충분히 생산했으니 앞으로 살림집은 놀라운 속도로 건설될 것”이라며 “현재 1동 2세대의 표준 살림집들을 건설하는데 매 동마다 60명의 인원이 배정돼 주야로 일하고 있어 열흘 정도면 건설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평안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신변안전 위해 익명요청)은 RFA에 “압록강의 섬에 살던 주민들은 새 살림집이 일떠서는 모습에서 희망이 아닌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며 “큰물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집을 지어 앞으로 해마다 수해를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설에 동원된 돌격대원들도 노골적인 불만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돌격대원들은 벽돌을 등짐으로 옮기는 작업까지 주야 교대로 하루 14시간씩 일한다”며 “먹을 것도 변변치 않은데 쥐와 빈대가 하도 들끓어 잠도 제대로 못 잔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요즘 돌격대원들이 걸핏하면 조용원(노동당 조직비서)과 김덕훈(내각총리)을 비난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 김정은을 에둘러 비난하는 것”이라며 “김정은이 이렇게 수해복구를 들볶는 원인은 중국을 통해 자신을 세상에 과시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돌격대원들은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