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 추석 연휴에 운영한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의 위기 상황 대처가 눈길을 끈다. 상황반은 응급실 위기 속에서 임신부는 물론 중증 환자 이송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18일 도 비상의료관리상황반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3명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을 운영한다. 야간에는 도 재난상황실에서 비상연락망을 통해 긴급 상황에 대처한다.
도는 지난 11일부터 오는 25일까지 2주간 비상응급대응주간으로 정하고 도지사를 반장으로 하는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을 운영했다. 또 시장·군수를 반장으로 하는 기관장 중심의 상황반을 편성해 책임 운영에 들어갔다.
상황반은 추석 연휴 첫날부터 긴박했다. 14일 오전 11시25분쯤 청주에서 “25주 된 임신부의 양수가 터졌다”는 신고가 119 상황실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는 위급 상황으로 판단하고 환자를 받아줄 병원을 찾았다. 충북을 시작으로 인근 충남과 수도권, 전라권, 경상권에 이어 제주도까지 75곳의 병원에 수용 여부를 문의했다. 하지만 의료진과 병상 부족 등의 이유로 이송이 거절됐다.
이에 소방본부와 충북도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이 공조에 나섰다. 소방본부는 같은 날 오후 3시50분쯤에 도에 이런 긴박한 상황을 알렸다. 도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은 오후 4시12분쯤 청주시내 모태안산부인과 원장과 전화로 임신부의 상태를 알리고 협조를 구했다. 산부인과 측에서 이를 받아들여 산모가 입원한 것은 오후 4시20분쯤으로 119 신고 접수 5시간 만이다. 산모는 치료 후 안정을 찾았다.
도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은 산모 치료 중에도 수시로 상황을 점검했다. 16일 산부인과 측에 산모와 태아의 건강 상태를 물었고 전날에는 환자와 직접 통화도 했다. 도 비상의료관리상황반 관계자는 “산모와 직접 통화를 했는데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며 “임신 25주 임신부는 산모는 물론 아이도 위험할 수 있어 출산을 도울 병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협조에 나선 산부인과에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전날 오전 9시14분쯤 청주시 흥덕구 석소동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청주나들목 인근에서 40대가 운전하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와 20대가 몰던 SUV가 충돌했다. 이어 40대 운전자의 차량이 옆 차선으로 달리던 SUV 차량과 부딪히면서 6중 추돌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도 비상의료관리상황반은 크게 다친 2명은 충북대병원으로 이송 조처하고 경상 7명은 2차 병원으로 옮기도록 하는 등 긴급 상황에 대처했다.
추석 연휴 도내에서는 21개 의료기관이 24시간 응급실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 1곳과 지역응급의료센터 6곳, 지역응급의료기관 7곳, 당직의료기관 7곳이다. 충주지역의 유일한 대학병원인 지역응급의료센터 건국대 충주병원 응급실은 추석 연휴에 문을 닫았다.
도 비상의료관리상황반 관계자는 “추석 연휴 도민뿐 아니라 충북은 방문한 외지인들의 진료에 불편함이 없도록 총력대응에 나섰다”며 “상황반으로 연락이 오면 긴박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신속히 대처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병원(도내 22개 의료기관) 등이 등록된 스마트응급의료시스템(테블릿PC)에 환자 상태를 입력하면 병원에서 수용 여부를 입력하는 방법으로 환자를 이송하고 이송이 거절되면 권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체계(K-TAS)에 따라 전국 병원을 수소문하고 있다”며 “상황반에서 도내 일부 병·의원의 의료 상황을 파악하고 위기 상황 시 직접 협조도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