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에 고위험인 25주 임신부가 병원 75곳에서 이송 거부당한 사례가 알려진 가운데 국내의 전체 산부인과의원 88%가 분만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8년 대비 6.2%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아이를 낳을만한 병원이 줄어들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남원장수임실순창)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산부인과의원 중 분만수가가 청구되지 않은 의료기관 비율은 88.4%로, 2018년 대비 6.2%p 증가했다. 특히 광주, 전남의 경우 2022년 이후 분만수가를 청구한 산부인과의원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7월까지 분만수가 청구가 월평균 1건도 되지 않는 지자체도 10곳이었다. 구체적으로 대구 서구, 경기 안양만안구, 강원 영월군 및 태백시, 전북 고창군 및 김제시, 전남 고흥군 및 완도군, 경북 포항남구, 경남 하동군이다. 이 지역 병원에선 올해 태어난 아이가 한달에 한명꼴도 안 된다는 얘기인 셈이다.
현재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 331개소의 11.5%(38개소)에 산부인과가 설치되지 않았다. 의료법상 100병상 이상 300병상 이하인 경우에는 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중 3개 진료과목이 있어야 하는데, 산부인과를 기피하는 종합병원이 10%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분만 의료기관수는 2018년 555개소에서 올해 425개소로 130개소가 줄었다. 세종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분만의료기관수가 줄고 있다.
박희승 의원은 “저출생은 물론 산부인과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책 부족으로 산부인과 의사와 분만 의료기관이 줄고 있다”며 “안정적인 출산 환경 조성과 응급상황 대처를 위해 지역별 분만 인프라가 유지·확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로운 분만기관 신설도 중요하지만 기존 의료기관이 유지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이 긴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