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 [詩의 뜨락]

김사인

많이 그리워했으나 결국 이렇게 되고만 머리 희어진 옛 사람에게
긴 편지 쓴다.

부치지 않는다.

가을비 길고 날은 저물고
라면이나 하나 삶을까
더듬더듬 냄비에 물을 올린다.


-잡지 ‘유심’(2024년 봄호) 수록

 

● 김사인 약력

△1956년 보은 출생 △1981년 ‘시와경제’ 동인으로 데뷔 △시집 ‘밤에 쓰는 편지’, ‘가만히 좋아하는’, ‘어린 당나귀 곁에서’ 등 발표 △신동엽창작기금,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등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