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고전주의 시대까지 미술작품이나 자연에 적용되는 가치는 ‘미’ 즉 아름다움뿐이었다. 이 기준이 무너지고 지금처럼 미술작품에 다양한 가치가 적용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고전주의에 반대하며 나타난 낭만주의 시대부터이며, 처음으로 미가 아닌 다른 가치로 주목한 개념은 ‘숭고’였다.
자연을 예로 들어 보자. 우리가 화사하고 평온한 자연풍경을 보면서 만족감과 즐거움을 느낄 때, 그때 적용되는 가치는 아름다움이다. 18세기 미학자인 에드먼드 버크는 우리가 바라보는 대상과 친화감과 편안함을 갖게 될 때 쾌의 감정을 갖게 되고, 그 대상은 아름답다고 설명했다.
다른 경우도 있다. 우리는 거친 파도에 휩싸인 망망대해나 거대한 산 앞에서 그 위력에 압도되면서도 그 자체로 빠져들고 만족감을 느낄 때도 있다. 버크는 우리가 처음 대할 때는 위협적인 힘과 크기로 인해서 공포의 감정을 갖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을 때 나타나는 것을 ‘숭고’라고 보았다. 우리의 삶의 의지가 고양되면서 처음의 공포 감정이 찬탄과 경이로움으로 바뀌게 될 때 나타나는 것이 ‘숭고’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