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지역대학 학생들 발길 시행 6개월 3700여명 다녀가 고사 위기 상권 활기 되찾고 학생들은 현장위주 수업 만족 10월 2호점엔 대구한의대 참여
“도심에서 다른 대학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니 그 자체로 뜻깊고 서로 교류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계명대학교에 재학 중인 김민정(21)씨는 2학기 대구 도심캠퍼스 1호관에서 정규과목 교양 3학점인 ‘로컬창업앳대구’ 강의를 듣고 이같이 말했다. 이 과목을 통해 학생들은 창업 관련 이론을 배운다. 이론이 끝나면 학생들은 중구 동성로에 나가 시민 인터뷰를 통해 창업 아이디어를 찾고 시에 제안할 수 있는 창업 정책 등을 구상한다. 김씨는 “창업 관련 이론과 실전을 모두 경험할 수 있어서 수업을 신청했다”며 “프로그램도 다양해 더 많은 도심캠퍼스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국에서 처음 조성한 도심캠퍼스타운에 6개월간 3700여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심캠퍼스 1호관을 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도심캠퍼스타운은 시가 상권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구 동성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난해 7월 발표한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따른 것이다. 젊은이를 도심에 모아 쇠퇴한 동성로 상권을 살리고, 고사 위기에 놓인 지방대학 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동성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0.9%이다. 중대형 상가 5개 중 1개가 비어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시는 동성로 빈 상가를 임대해 캠퍼스를 만들어 대구권 대학생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도록 돕고, 대학 강의까지 개설했다. 시 관계자는 “젊은이들이 모이면 자연스레 동성로가 활기를 띨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지난 3월 중구 서문로1가 옛 판게스트하우스를 개조해 도심캠퍼스 1호관을 개관하고 경북대, 계명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등 대구권 13개 대학과 함께 50개 강좌를 개설했다. 교육부와 협의를 통해 대학 안에서만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틀을 깨고, 동성로 도심에 이들 대학이 함께 교육받는 공간을 조성한 것이다.
1950년대 한옥 구조 건물 위주로 된 1호관은 대지면적 442.6㎡, 연면적 286.8㎡인 3개 동으로 구성했고 그동안 지역 청소년과 대학생 등이 수업에 참여해 왔다. 교과 과정과 비교과 과정으로 나눈 프로그램은 학교별 특색에 따라 버스킹, 보컬 레슨, 로컬 창업, 주얼리 크리에이터, 근대건축투어, 도심캠퍼스 서포터스 등으로 다양하다.
시는 시민과 학생들의 꾸준한 관심을 반영해 10월에는 동성로 옛 꽃자리다방 건물을 도심캠퍼스 2호관으로 개관할 예정이다. 2학기에는 대구한의대학교와 수성대학교와 손잡고 트랜드뷰티 과정, 디저트카페 운영 실무 등 4개 강좌를 추가할 방침이다. 김종찬 시 대학정책국장은 “도심캠퍼스가 지역 대학의 통합캠퍼스 역할을 다해 도심 공동화 문제를 해결하고 대학 간 융합과 협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