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성인식 서비스 시장 개척 AI상담원, 예약·AS접수 등 처리 AI와 사람 구분할 수 없는 수준 “공공데이터 획기적 허용 필요”
“사람이 전화 받을 필요 없는 편리한 세상을 꿈꾸다 여기까지 왔죠.”
지난 7월24일 만난 어범석(사진) 라피치 대표는 창립 당시를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2005년 설립된 라피치는 자연어 의미 판단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인공지능(AI) 음성인식 서비스 시장을 개척한 ‘대화형 AI 전문 기업’이다.
핵심 서비스는 AI를 활용한 고객센터인 ‘AI컨택센터(AICC)’다. 기존 콜센터에서 상담원을 통해 진행하던 AS접수, 식당 예약, 서비스 안내 등을 AI로 대체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고객이 AICC를 구축한 기업에 전화를 걸어 AS를 요청하면 AI상담원이 마치 사람처럼 친절하게 관련 정보 제공부터 접수까지 수행한다.
AI상담원의 대화 능력은 소형거대언어모델(sLLM)로부터 비롯된다. AICC 구축을 원하는 기업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 이를 토대로 언어를 학습하고 대화 시나리오를 구성한 뒤 이에 맞춰 고객과의 대화가 이뤄진다. 어 대표는 “현재 AI상담원의 대화 수준은 어르신들이 AI인지 사람인지 구분할 수 없는 정도”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라피치는 기업과 금융사 등에 AICC를 구축했으며, 최근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에 대화형 AI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공공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성장도 지속하고 있다. 2011년 20명에 불과했던 직원은 현재 138명까지 늘었고 2021년에는 코넥스에 상장했다. 매출액도 2021년 67억원, 2022년 105억원, 지난해 170억원을 기록하며 큰 보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는 임직원들의 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본사 사무실 공간을 새롭게 리뉴얼하는 동시에 기업부설 연구소의 확장 이전도 추진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코스닥 상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라피치는 커지는 AICC 시장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대화형 AI 음성인식 시장 규모가 현재 9800억원에서 2027년 2조2600억원 규모까지 껑충 뛸 것으로 전망한다.
궁극적 목표는 ‘콜센터 상담사 100% 대체’다. 그러기 위해선 현재와 같은 시나리오 기반이 아닌 AI 스스로 반응하는 ‘생성형 AI’ 도입이 필수적이며 이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 어 대표는 “생성형 AI가 도입되는 순간이 인간을 100% 대체하는 순간”이라며 “현재 고객의 질문에 답을 하기까지 1.5초가 걸리는데, 챗GPT 같은 생성형 AI가 적용되면 0.3초까지 줄어들어 정말 사람과 구별이 안 되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3∼5년 뒤엔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 대표는 “다만 정부가 지금보다 훨씬 더 획기적인 공공데이터를 허용해줘야만 가능한 일”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