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9일 “아무리 하명법안이라지만 부끄러운 줄 알라”며 “국민 보기 창피하다”고 더불어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에서 “오늘 막무가내로 본회의가 열렸다”며 이같이 날을 세웠다. 이어 “민생과 정의라는 말로 꾸며내지만 국정훼방법안뿐”이라며 “오늘 강행될 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를 거쳐 소멸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날치기는 ‘빠른 길’ 같지만 결국 ‘막다른 골목’”이라는 표현을 썼다.
배 원내수석부대표의 의사진행발언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 특검법)’ 등 세 가지 법안 표결에 앞서 이뤄졌다. 본회의에서는 ‘순직 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상병 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개정안’도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었다.
배 원내수석부대표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정말 너무들하다”며 “대통령 부인을 대상으로 무려 여섯번이나 특검법이 발의됐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임기 시작 다음날인 5월31일을 포함해 매월 집착하듯, 집요하게 발의됐다”며, “열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 없다고 열번찍을 건가”라고 민주당을 향해 물었다.
계속해서 “우리 국민의힘은 얄팍한 이간질에 넘어가지 않는다”며, “민주당이 당위성도, 근거도, 요건도, 목적도 뭐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묻지마 특검’을 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이냐”고 거듭 따져 물었다. 5분에 걸친 배 원내수석부대표의 의사진행발언은 “우리가 민생법안 28건을 합의로 처리한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그때 국민의 박수소리를 벌써 잊었나”라며 “정말 민생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이 허무한 본회의와 독주를 멈추고 협치로 돌아가자”는 말로 마무리됐다.
배 원내수석부대표에 이어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어디 갔느냐”며 집권당의 본회의 불참부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집권당으로서 본회의와 관련된 의사진행발언을 하면, 이 자리에 정정당당하게 나와서 관련 의견을 표출하고 수렴하는 게 집권당의 모습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현안이 있을 때 본회의를 언제든 열 수 있다고 강조한 뒤, 그는 “윤석열 정권 관련해 가장 큰 문제는 김건희 특검법 등이고 그 본회의를 집권당인 국민의힘이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대안을 의결하겠다’는 말과 함께 시작된 ‘김건희 특검법’ 표결은 10초도 지나지 않아 끝났고, 재석 167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특검법은 김건희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비롯해 김 여사의 인사 개입·공천 개입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임성근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 등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특별검사 추천권은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야당이 갖도록 했다. 두 야당이 2명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들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한다.
특검 수사 기간은 90일로 하되 필요한 경우 한차례(30일) 연장하고, 그 사유를 대통령과 국회에 서면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이후에도 수사를 마치지 못했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경우 추가로 30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때는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20일로 설정된 특검 준비기간에도 수사할 수 있어 특검 수사 기간은 최장 170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