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대銀 주담대 절반 모집인이 유치 신규 취급액 23조원 중 11.5조원 중개 수수료만 400억대… 비용 고객 전가 우려 은행 의존 심화… “가계대출 떠받쳐온 꼴”
지난달 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가운데 이 중 절반가량은 대출 모집인이 중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에게 유리한 대출상품을 신속하게 찾아주는 대출 모집인은 가계대출 증가의 한 요인으로도 지목된다. 아울러 수수료 비용의 고객 전가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19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이들 5개 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담대 잔액(전세자금 대출·정책대출·집단대출 포함)은 23조135억원이며, 이 중 11조4942억원(49.9%)이 대출 모집인을 거쳤다. 대출 모집인은 은행과 계약을 맺고 대출 신청 상담, 신청서 접수와 전달 등 은행이 위탁한 업무를 수행하는 모집 법인과 상담사를 가리킨다. 최근 주담대 증가세와 더불어 대출 모집인에 대한 은행의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신규 주담대 취급액 중 대출 모집인을 통한 비율은 10여년 전만 해도 10~20%대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1∼8월 평균 44.5%를 기록하고, 올해 1∼8월 평균 50.0%까지 올랐다. 심지어 몇몇 은행은 상반기 한때 3분의 2에 가까운 물량을 대출 모집인에 의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모집인이 유치한 신규 주담대 금액도 지난 1~8월 월평균 9조7816억원으로, 전년 동기 6조5732억원에 비해 대폭 늘었다. 특히 주담대가 급증한 지난 7월과 8월은 각각 11조923억원, 11조4942억원을 기록했다.
5대 은행이 현재 위탁 계약을 맺은 대출 모집 법인 소속 상담사는 2994명에 달한다.
은행마다 다르지만 주담대 모집 수수료는 대개 0.5% 미만이다. 지난달 5대 은행에서 대출 모집인이 유치한 11조4942억원의 0.3~0.4%만 단순 계산해도 345억~460억원이 수수료로 잡힌다.
소비자는 대출 모집인을 통해 시간을 절약하면서 가장 유리한 조건의 대출을 찾을 수 있다. 다만 대출 모집인에 대한 은행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가파르게 늘어난 가계대출을 떠받쳐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은행들이 대출 모집인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결국 소비자의 대출 금리를 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