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무급으로 쉬라고요?”…일하면 휴일수당, 쉬면 유급휴일

직장인 38% “임시공휴일 휴무 여부 결정 안 돼”
“임시공휴일엔 유급휴무 또는 휴일 근무수당 지급”

다음달 1일인 올해 국군의 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됐지만, 아직 상당수 직장인들은 이날 근무를 해야 하는지 쉬어야 하는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임시공휴일은 관공서 및 공무원은 물론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10월 1일이 임시공휴일로 확정된 만큼 휴무 시 유급휴일로 처리해야 하며 근무 시에는 휴일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공휴일이 주말과 겹쳤을 때 지정하는 대체공휴일의 경우에도 임시공휴일과 마찬가지로 유급휴일을 보장하거나 휴일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다.

 

회사 취업규칙에 ‘임시공휴일은 무조건 쉰다’고 규정되지 않은 이상 임시공휴일에 근무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임시공휴일에 쉴지, 안 쉴지 결정은 사용자 재량이다. 하지만 다음달 1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이상 무조건 유급휴일로 취급해야 한다. 이에 따라 5인 이상 사업장이면 다음 달 10월 1일을 무급휴일로 처리해서는 안 되며 쉬지 않고 근로시킨다면 평일처럼 일반임금을 지급하면 안 된다.

 

김스롱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5인 미만 사업장이 아니면 근로 시 유급휴일 임금 규정에 맞춰 휴일수당을 줘야 하고 근무시간이 8시간을 초과하면 그에 따른 연장근로수당도 지급해야 한다”며 “사용자가 무급휴일로 처리하거나 근무시켰음에도 일반 근무일처럼 원래 임금만 지급하면 위법한 처우”라고 설명했다. 

 

김 노무사는 “이 같은 규정은 근로자의 휴식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도입됐고, 사용자의 필요에 의해 근로자가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사용자가 그에 상응하는 금전적 보상을 해주라는 취지”라며 “이는 사용자의 근로자 배려가 아니라 사용자가 당연히 해야 하고 법적으로 지켜야 하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근로기준법에 공휴일 규정이 명시돼 있음에도 이번 국군의 날에 직장인 10명 중 3명만 당일 유급휴가가 결정됐다는 설문조사도 나왔다. 10명 중 4명가량은 이날 근무를 해야 하는지 쉬어도 되는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예행연습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데이터 컨설팅 기업 피앰아이는 전날 전국 만 20∼69세 성인 남녀 3000명을 대상(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1.79%포인트)으로 지난 5∼9일 실시한 여론조사를 발표했다.

 

전체 응답자의 40%는 국군의 날 임시공휴일 지정을 긍정적으로 답했다. 22%는 ‘부적절하다’며 부정적으로 응답했고 나머지 38%는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로는 ‘휴식을 취할 수 있음’과 ‘내수경제 활성화’ 등이 꼽혔으며 부정적으로 보는 요인은 ‘휴일이 많음’과 ‘갑작스러운 조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 등이 주요하게 조사됐다.

 

전체 응답자 중 학생이나 가정주부, 무직을 제외한 직장인 2306명을 대상으로 다음달 1일 근무 여부를 조사한 결과 여론조사 기간 중 근무 일정이 정해진 인원은 61%에 불과했고 39%는 ‘아직 회사가 별도의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회사가 다음달 1일을 공휴일로 쉬기로 결정한 경우에도 ‘유급휴일로 쉴 예정’이라는 응답률은 30%로 절반 수준이었다. 22%는 ‘정상 근무를 한다’고 밝혔으며 9%는 ‘무급휴일로 쉰다’고 응답했다.

 

휴무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직장인을 포함해 직장인 응답자의 36%는 다음달 1일에 쉴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의 31%는 다음달 1일 하루만 쉴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다음달 1일을 포함해 이틀을 쉬겠다는 응답자는 11%, 사흘간 쉬겠다는 응답자는 13%로 조사됐다. 다음 달 1일을 포함해 4일 이상 장기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응답자는 9%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