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레바논 수도 표적 공습… “헤즈볼라 사령관 사망”

레바논에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선 호출기(삐삐)가 동시다발로 폭발하는 사건이 일어난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20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겨냥해 ‘표적 공습’을 했다고 밝혔다. 이 공격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특수부대 사령관이 사살된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현지 언론은 이날 헤즈볼라의 거점으로 알려진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 지역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았다고 전했다.

 

20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외곽 지역의 한 주택가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AFP통신은 헤즈볼라와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공습으로 헤즈볼라 특수부대인 라드완군의 사령관 이브라힘 아킬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아킬은 7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푸아드 슈크르 사령관에 이어 라드완군 내 2인자이자, 헤즈볼라 최고 군사기관인 지하드위원회의 위원 중 한명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0년대에 있었던 베이루트 내 미 해병대 막사 폭파 사건과 미군·독일군 인질 사건에 관여한 혐의로 미국으로부터 지명수배된 상태였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8명, 부상자는 50명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를 공습한 것은 지난 7월 말 이후 처음이다. 당시 이스라엘군은 공습을 통해 헤즈볼라 고위 지휘관 중 한 명인 푸아드 슈크르를 사살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앞서 이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에 로켓 140발을 발사했다. 헤즈볼라는 전날 레바논 남부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이날 주요 방공 기지와 기갑여단 본부 등 최소 6곳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오후 1시 2분부터 한 시간 동안 레바논에서 약 140발의 로켓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이중 일부는 요격됐으며 여러 지역에 떨어진 파편 조각이 떨어지면서 발생한 화재를 진화하고 있다고 이스라엘군은 덧붙였다.

 

전날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삐삐·무전기 동시다발 폭발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보복을 선언했다.

 

이같은 선언 직후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약 100대의 헤즈볼라 발사대를 폭격하는 등 최근 들어 가장 강도 높게 공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