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진 ‘물폭탄’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남부지방과 동해안은 21일 밤까지 최대 150㎜의 비가 예보되는 등 비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기상청 열대저압부 정보와 위성영상 등을 보면 제14호 태풍 풀라산에서 약화한 33호 열대저압부가 제주와 남해안 사이를 통과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선 열대저압부이지만, 일본에선 아직 태풍으로 분류하고 있다.
기상청은 33호 열대저압부가 오후 3시쯤 흑산도 동남동쪽 40㎞ 해상에 이른 뒤 저녁쯤 온대저기압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열대저압부와 온대저기압은 세력뿐 아니라 전선을 동반하는지도 다르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예보에서 길게는 22일까지 강수가 이어지면서 부산·울산·경남에 50~100㎜(부산·울산·경남남해안 최대 150㎜ 이상), 대구·경북·호남에 30~80㎜(호남 최대 120㎜ 이상, 대구·경북남부 최대 100㎜ 이상)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강원동해안·강원산지·충청·제주엔 20~60㎜(제주산지·중산간 최대 120㎜ 이상, 강원동해안·산지 최대 80㎜ 이상), 경기남부와 강원남부내륙엔 10~60㎜, 강원중북부내륙엔 5~30㎜, 서울·인천·경기북부엔 5㎜ 미만 비가 추가로 올 것으로 내다봤다.
20일부터 21일 오후 2시까지 누적 강수량을 보면 제주 한라산 삼각봉 549.5㎜, 경남 창원 406.1㎜, 경남 김해 345.7㎜, 경남 양산 303.7㎜, 전남 순천 289.8㎜, 충남 서산 271.1㎜, 부산 255.2㎜, 전북 장수 235.1㎜, 충남 천안 225.7㎜ 등 충청 이남으로 기록적인 비가 쏟아졌다. 실제 창원(21일 오후 3시까지 일강수량 293.5㎜), 상주(153.9㎜), 군산(144.7㎜), 장수(184.6㎜), 김해(296.8㎜), 양산(273.3㎜) 등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9월 일강수량 1위 기록이 이날 경신됐다.
서산(20일 일강수량 221.8㎜)과 순천(200.8㎜)은 전날 9월 일강수량 신기록이 세워졌다.
창원(21일 1시간 강수량 최고치 104.9㎜)과 청주(52.5㎜)·김해(81.8㎜)·진도(81.4㎜) 등은 역대 9월 1시간 강수량 1위, 순천(55.8㎜)·홍성(50.1㎜)·천안(67.4㎜)·부여(49.0㎜)·장수(47.3㎜)·해남(46.5㎜) 등은 2위 기록이 이날 바뀌었다.
거센 비로 이날 오전까지 전국 6개 시도에서 600여명이 대피하고, 도로와 주택침수도 각각 78건, 27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까지 6개 시·도 23개 시군구, 377가구 608명이 이번 비로 대피했는데, 276가구 480명은 아직까지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